[특집] 노래하는 부처님 : 진각종 JnB 청년보컬밴드

일요일 오후 2시. 정해진 시간이 되자 하나둘씩 피아노 주위로 모인다. 진각종 청년보컬밴드 JnB의 지도자 구장현 팀장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앳된 얼굴의 청년들이 노래를 시작한다. “옴 옴 옴마니반메훔~” 육자진언을 외는 가사에 화음이 더해지며 노랫 소리 되어 울린다. 심인당 안이 흥겹다.

|    음악을 통한 청년 문화 포교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 위치한 진각종 탑주심인당에는 청년보컬밴드 JnB가 활동하고 있다. JnB는 ‘Jin-gak New Buddhist vocal Band’의 약자로 2004년 동아리 형태로 시작한 보컬밴드다. 창단 후 현재까지 200회 이상의 크고 작은 무대를 경험한 이들은 단원들의 활동과 실력이 향상되면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초 14기 단원 5명을 새로 선발했으며, 휴회 단원을 제외하고도 20여 명의 인원이 꾸준히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은 음악과 노래를 통해서 신심을 고취시키고 포교하는 새로운 불교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안에서 젊은 친구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느낄 수 있어요. 함께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노래를 부르면서 개인이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노래라는 것이 잘 부르고 못 부르고 이런 기교를 떠나서, 개인의 감정을 전달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그런 감정 전달의 과정 속에서 불교의 가르침을 체험하기도 하고요. 단체 생활 속에서 개인이 마음을 열고 이타심을 가지는 등 변해가는 과정이 이 친구들의 노래에서 느껴집니다. 지도자의 입장에서 참 뭉클한 순간이죠. 그래서 계속 지켜보고 싶어요.”(구장현, 진각문화사업단 팀장) 

20대에서 30대 초반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활동력이 남다르다. 젊은 청년들이 모인 만큼 그들끼리의 소통이 이루어지며, 비슷한 고민과 생각들을 나누고 함께 성장한다. 단원들이 함께 모이는 심인당은 노래연습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청년들의 생활공간이 되었다. 

“노래를 부르고 싶은데, 혼자서는 힘이 안 났어요. 이곳에서 또래들과 함께 부르니까 설레고, 또 집이 아닌 곳이라 노래 부르며 새로운 감정을 많이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김현호, 21)

“노래하는 것이 막연히 즐거워 보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즐겁고 보람이 느껴져요. 그리고 무엇보다 노래 부르는 저희 모습이 멋있어 보여요.” (최은석, 22)

이 두 청년 14기 신입 단원은 노래가 좋아 JnB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많은 청년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듣고 JnB를 더 많이 알아주길 바라고, 더불어서 불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좋겠다고 웃었다.  

|    “저도 모르게 불교노래 흥얼거려요”

“저희는 풍경소리 단체의 찬불가에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그 밖에 연등회의 대중적인 노래 중에서 단원들이 좋아하고,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노래를 많이 부릅니다. 대중가요도 부르는데, 행사나 무대의 성격에 맞게 공연을 준비하죠.” 구 팀장은 덧붙여 “좋은 찬불가가 많아요. 이 좋은 불교음악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길 바랍니다. 더불어 JnB도 많이 알려지면 좋겠네요.”라며 이야기했다.

이제 JnB는 종합예술문화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발돋움 중이다. 전법에 앞장서며 경쟁력 있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것이다. 찬불음악을 하는 젊은 단체가 되어보자는 원으로 시작한 이들은 지금의 보컬밴드 형태뿐만 아니라 종합문화예술팀으로 성장하길 꿈꾸며, 진각문화사업단과 연계해 댄스팀과 악기밴드팀도 구성할 예정이다.

이들은 종합문화예술팀으로 진화하고 음악적으로 더욱 단단해지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더해갔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노래에 대한 열정을 가득 품고, 올해 초 열린 ‘제3회 찬불가 열창대회’에도 참가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선배 단원들을 제외하고 신입 회원들만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모두 뿌듯했습니다.” 

상을 받은 보람도 컸지만, 그보다 가슴 뛰었던 것은 한 곡의 노래를 함께 완성했다는 성취감이었다. 신입 단원들만으로 준비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최선을 다해서 연습한 결과이다. 상보다 중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한 뜻으로 팀을 이루어 최고의 목표를 이룬 성취감은 무엇보다 값졌다. JnB의 성장은 비단 ‘대회’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공연과 사찰 법회 때 무대에 오르는 것뿐만 아니라, 간단한 음향 장비만 챙겨 밖으로 나가 대중과 만나는 버스킹busking을 하기도 한다. 또한 젊은이들이 모이는 홍대 라이브 홀에서 콘서트를 여는 등 다양한 음악적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성공적인 공연 준비를 위하여 단체 합창 형태가 아닌, 소규모 중창과 듀엣과 솔로 무대를 구성한다. ‘듣는 이들이 많이 기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양유진(26) 단원은 “노래를 부르면서 자애심이라고 해야 하나요?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내 목소리가 이렇게 좋구나!’ 생각도 들었고, JnB 활동을 통해서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어요.”라며 자기 마음속 이야기를 노래를 통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각종 청년보컬밴드 JnB는 좋은 음악으로 더 많은 이들 앞에 서기 위하여 평일 개인연습과 주말 전체연습을 하고 있다. 얼굴만 바라봐도 즐거운 오랜 친구처럼 JnB 단원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할 줄 알고, 또 자유분방하기도 한 청년들의 모습에서 불교문화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구 팀장은 앞으로 JnB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좋은 밴드로 발전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머지않아 그 바람이 곧 이뤄질 것이다. 

“전문 밴드들이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교감하듯이 우리들도 일반대중과 불자들과 자주 만나고 교류하면서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 우리들이 전문 음악인이 아니어도 좋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또 좋은 음악 한다는 소리 듣고 싶습니다. 불교계에서도 많이 불러주세요. 언제든지 달려갑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