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캠퍼스에 부는 불교바람 : 동아대 불교학생회

캠퍼스에 찾아온 불교 바람

2018-05-30     김우진

캠퍼스에 찾아온 불교 바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의 변화가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십여 년 간 이어진 하향 곡선이 아닙니다. 종교인구가 줄어들고, 불자 수가 감소한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 들리고 있는 때입니다. 청년층의 종교 회피는 더욱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이제 종교의 시대가 저물었다고 수군거렸습니다. 그런데 봄소식이 들려옵니다. 각 대학 불교학생회에 신입회원들이 적지 않게 들어왔다고 합니다. 많은 곳은 20여 명이 넘게 불교학생회 문을 두드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사라진 불교학생회를 다시 재건하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한두 곳이 아닙니다. 이 봄꽃 같은 일들이 지방 곳곳에서 날아왔습니다. 2018년 봄날, 한국대학생불자들의 새로운 변화를 만나봤습니다. 

01 고려대 서강대 불교연합법회
02 전북대학교 불교학생회
03 공주교육대학교 불교학생회
04 동아대학교 불교학생회
05 한양대학교 불교학생회
06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불교학생회
07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중앙본부  

 

“대학생들도 
불교에 관심 많아요”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입구. 학생들이 오르내리는 계단이 심상치 않다. 108계단이란다. 엉뚱하게도 “힘든 건 네 몸이 아니라 네 마음이다”라는 TV 프로그램 속 몸 좋은 연예인의 말이 떠올랐다. 번뇌가 사라지길 서원하며 다다른 끝. 오르막길이 새 시작을 반겼다. 학생회관 5층까지 오르자 몸에도 열이 올랐다. 컴컴한 복도 끝 불교학생회 동아리 문밖으로 환한 빛이 새어 나왔다. 도착. 부처님의 상호를 보고서야 숨을 돌렸다. 

사진 : 최배문


|        움직이는 불교, 실천하는 학생회 

“대학교 입학할 때부터 불교학생회에 들어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ROTC를 준비하고 괴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를 가서야 불교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육군학생군사학교 종교 시간에 70~80 퍼센트의 학군단 후보생들이 불교에 가더라고요. 저도 학교 선배님의 추천으로 불교에 가게 되었고, 지도 법사님과 선배님에게 영향을 받아서 불교학생회에도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동아대학교 불교학생회 유현욱(23) 회장의 입회 계기가 독특했다. 반면 함께 임원진을 구성하고 있는 대불련 부산지부장인 김정혁(22) 씨는 입학 전부터 불자였다. 부모님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법당을 다녔고, 대학 입학과 함께 불교학생회를 시작했다. 서로 다른 계기로 불교를 접한 두 사람은 불교학생회로 뭉쳤다. 그들의 주도로 신입생을 모집한 이번 해, 30여 명이라는 새로운 회원이 들어왔다.

“불교에 관심이 있어도 혼자 절에 가는 학생은 거의 없죠. 저는 부모님 따라서 다녔지만, 제 주변에도 절에 가는 친구들은 없었어요. 또 막상 절에 가도 똑똑 두들기고 물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동아리에서 그 연결고리가 되어주자고 생각했습니다.”

김정혁 씨는 그 연결고리를 봉사에서 찾았다. 불교학생회의 이름으로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복지 단체나 사회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더한다. 직접 발로 뛰며 봉사를 통해 자비행을 실천하고 학생들이 필요한 봉사시간도 채워주는 일석이조의 효과다.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그다.

“대단한 계획도 아니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말이죠. 하지만 대불련 부산지부 내에서는 7년 정도 공식적인 모임이나 활동이 없었습니다. 동아대학교 불교 동아리도 몇 년 전에는 거의 사라질 뻔 했어요. 중요한 것은 말과 생각이 아닙니다. 그래서 많이 움직이는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불교의 교리를 알리자는 것보다 교리대로 사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 동아대학교 불교학생회 회장단들은 불교학생회의 선한 모습,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자연스레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 판단했다. 무주상보시를 올해 활동 콘셉트로 잡아 실천하는 불교학생회를 지향한다.

사진 : 최배문
사진 : 최배문

 

|        두근두근 불교를 향한 기대

“사찰에서 노스님들이나 어르신들 만나면 요즘 젊은 사람들이 불교에 관심이 없다고 하시는 데,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불교에 관심 많아요. 특히 템플스테이 하고 싶다는 친구들 정말 많습니다. 교회 다니는 친구들에게도 템플스테이 해보고 싶다는 말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다들 방법을 몰라요. 불교가 다른 종교들에 비해서 접근성이 떨어지니까 관심은 있는 데 다가가지 못하는 거예요.”

동아대학교 불교학생회는 대학생들이 느끼는 불교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교수불자회의 도움을 받았다. 불교학생회 회원과 교수의 자율적인 불교 체험 모임 등 그때마다 필요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혁 씨는 중간고사가 끝나는 5월 중으로 템플스테이를 갈 것이라고 했다. 다가오는 연등회에서도 불교학생회에서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며, 부산지역의 타 대학 불교학생회 학생들과 모여 단합을 이어갈 계획이다. 

함께 참여하는 문화 프로그램은 불교학생회 회원들의 결속력을 다지며, 긍정적이고 유익한 불교 이미지를 알리고자 함이다. 불교학생회 활성화와 대학생 포교,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고민한 결과다.

“관심이 있었어도 딱딱한 동아리였으면 아마도 들어오지 않았을 거예요. 동아리 방 이용도 편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활동도 재미있어 들어왔습니다. 한 달 정도의 불교학생회 활동 속에서 차담을 나누고 선배들에게 불교에 대해서 천천히 들으며 마음이 열린 것 같아요. 앞으로 템플스테이 체험이나 스님들과 나누는 차담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신입생 이수진(20) 씨는 덧붙여 “대부분의 신입생 동기들이 비슷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불교학생회 회장단의 고민이 맞았다. 

“학기 초부터 저희 활동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불교학생회를 도와주시겠다는 연락을 종종 받았습니다. 그 중에 스님을 초청해 법회를 봐주시겠다는 말씀이 많더라고요. 부처님 가르침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조금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 상의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는 강좌 말고 젊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법회를 생각 중입니다.” 

유현욱 회장은 문화체험 등으로 즐길 수 있는 법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젊은 사람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불교문화와 콘텐츠의 활용이 필요하다. 불교가 가지고 있는 문화라는 재료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봤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각자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불교에 대한 이해는 걸음마 수준입니다. 그 수준에 맞는 눈높이 교육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절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스님들을 바라보며 불교문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여유 있게 바라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각자 생각할 시간이 지나면 우리 친구들이 불교를 생각할 때 느끼는 부정적 편견은 사라지고, 불교에서 행복을 발견할 거라 확신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