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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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중요성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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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스님의 수행한담

스승은 수행의 안내자이다. 선방에 다닐 때 한 선지식 스님에게 이런 법문을 들은 적이 있다.

“눈에 환히 보이는 길을 걸을 때에도 처음 가는 길이라면 물어서 가야 한다. 하물며 수행의 길이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전에 가 보지도 않은 길인데, 스승의 지도 없이 어떻게 올바로 갈 수 있겠는가?”

수행 중 스승이 정말 필요할 때는 갈등 상황에서이다. 수행하다 보면 어느 단계에서 이렇게 해야 될지 저렇게 해야 될지 몰라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는데, 스승의 지도 없이 자신의 판단에만 의지하다 보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우리는 책이나 주위 사람들의 경우를 통해 올바른 스승을 만나 제대로 수행을 성취한 경우와 사이비 스승을 만나 부질없는 고생을 하거나 인생이 파멸에 이른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경전에 나오는 이야기 중 가장 극적인 경우가 앙굴리마라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앙굴리마라는 원래 외도 수행자였으며 사람됨이 극히 순수하여 자기가 모시던 스승의 말이라면 전혀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따랐다 한다.

그런데 그 외도 스승이 앙굴리마라를 지극히 총애하자 이를 시샘한 다른 제자들이 스승에게 가서 앙굴리마라가 스승의 부인을 유혹하려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아직 제대로 정화되지 않았던 그 스승은 이 말에 크게 분노해서 앙굴리마라를 파멸시키기 위해, 천 명의 사람을 죽여 천 개의 손가락을 잘라 오면 비법을 전해 주어 큰 도인을 만들어 주겠노라고 앙굴리마라를 유혹했다. 너무나도 순수한 신심을 지녔던 앙굴리마라는 스승의 이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이때부터 사람을 죽이기 시작해서 999개의 손가락을 모았다.

마지막 한 개의 손가락을 채우려고 앙굴리마라가 혈안이 되어 있을 때 부처님께서는 기원정사에서 깊은 선정에 드시어 세상을 살펴보시다가 그 상황을 아셨고, 그냥 두면 그가 자기 어머니마저 살해하여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아셨다. 그래서 스스로 앙굴리마라를 찾아가서 그를 감화시켜 제자로 만드셨고 마침내 아라한의 경지에까지 이끄셨다. 앙굴리마라가 부처님을 만나지 못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그릇된 스승의 잘못된 지도로 엄청난 고통을 당했으리라.

티베트불교를 라마교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라마’란 인도어 ‘구루’에 해당되는 말로 스승을 의미한다. 티베트불교 수행에 있어 스승의 위치는 가히 절대적이다. 티베트불교에서는 삼귀의가 아닌 사귀의를 한다. 맨 먼저 스승에게 귀의하고 그 뒤에 불·법·승 삼보에 귀의한다. 스승의 가르침을 통해야만 불·법·승 삼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기본적 사고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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