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개 사람들의 인생은 식주체 기능(眼識~意識)이 무엇인가와 마주치면서 ‘촉(觸)’ 기분이 나쁘든(苦), 기분이 좋든(樂), 기분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든(捨) 하면서 사는 과정입니다. 이것을 고락사(苦樂捨) 삼수(三受)라고 하지요? 이 수(受)에 이어서 애(愛)-취(取)-유(有) 등의 과정을 밟으면서 그 고된 육도 윤회를 합니다.
12연기를 떠올리세요. 마음공부란 마주치자마자, 즉 촉(觸)하자마자 ‘수-애-취-유’ 등에 떨어지지 않고 초연한 상태로 있을 수 있는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무수한 세상 일을 다 하면서도 마음(식주체 기능)이 윤회의 늪에 떨어지지 않고 초연함이라! 참 좋지요?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이 바로 그것 아닌가요.
마음공부라는 것이 즉(卽)하자마자 초연함이라면 삶 속에서 초연한 삶을 살아야 할 터,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촉(觸)하자마자 다음 단계인 수(受)로 떨어지지 않도록 바리케이드(防塞)를 치는 연습을 잘 하는 것, 이미 수(受)에 떨어져버렸으면 다음단계인 애(愛)로 넘어가지 않도록 바리케이드를 잘 치는 연습(觀行)을 하는 것입니다. 즉비(卽非)가 그것입니다.
컵은 컵이 아니고, 그 이름이 컵이다
즉비(卽非)! 어떻습니까? 귀에 익은 감이 있습니까? 금강경(金剛經)에 딱 20회 정도 나오는 말이요, 즉비와 같은 뜻으로 표기된 ‘비(非)’, ‘즉시비(卽是非)’, ‘즉위비(卽爲非)’, ‘개위비(皆爲非)’까지 포함한다면 30회 정도 나오는 말입니다. 금강경에는 ‘즉비…’식이 30여 회, ‘즉비… 시명(是名)…’의 표현이 20여 회 나옵니다. 별로 양이 많지 않은 경전에 20~30여 번을 운위(云謂)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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