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왕오천축국전] 15.만년설의 나라,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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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왕오천축국전] 15.만년설의 나라,네팔
  • 김규현
  • 승인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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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왕오천축국전 별곡 15

바닷 속이었던 히말라야

붓다의 탄생지 룸비니에서 히말라야 최고의 전망대 포카라(Pokhra)는 가까웠다. 포카라의 호수에 비친 히말라야는 ‘천하제일경’으로 이름 높으니 발길이 급하다고 지척거리의 그 비경을 어찌 지나칠 수 있으랴!

그래서 일정을 바꿔, 한밤에 출발하는 심야버스를 타게 되었다. 한잠을 자고 깨어보니 벌써 새벽이었는데, 눈 앞에 히말라야의 설봉이 펼쳐져 있었다. 포카라의 유명한 휴양지 페와 호반에 앉아, 물 속에 비친 안나푸르나(8,091m) 연봉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종일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간 강행군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기분이었다.

특히 성산으로 알려져 인간의 출입이 금지된 마차푸차레(6,993m)는 더욱 환상적이었는데 모양이 물고기 꼬리를 닮아 더욱 ‘해동의 나그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다.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호수에 비친 만년설의 설산은… 인도대륙과 티베트고원 사이에, 마치 해삼같이 길다랗게 동서로 늘어져 있는 나라가 네팔이다. 이 나라가 세계의 관심을 끄는 유일한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히말라야가 있기 때문이다. 대륙 가운데, 동서로 2천8백km 뻗어 있는 이 거대한 산맥은 8천m급 거봉을 14좌를 거느리고 있는데 그 중 네팔에 8개 좌가 있다.

특히 중앙네팔에는 소위 ‘쿰부히말(Kumbu Himal)이라 하여 5개의 8천미터봉과 38개의 군소봉들이 에베레스트(Everest, 8,848m)를 호위하듯 솟아 있다. 그렇기에 세계는 히말라야를 ‘지구의 척추’ 또는 ‘지구의 지붕’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히말라야는 범어(梵語, Sanscrit), ‘히마+말라야’가 합성된 단어로 ‘눈의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 거대한 ‘눈의 장원(莊園)’의 주인은 신들이다. 인간들이 발걸음을 몇 번 남겼다고 해서 이 ‘눈의 신전’이 인간의 소유로 바뀐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히말라야는 분명 인간의 영역 밖이다.

그것은 히말라야의 깊이 모를 경이로움 앞에 서 본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인하는 바일 것이다. 말하자면 그 앞에 서면 ‘옴(唵, Aum)’이라는 신음이 저절로 새어나올 뿐인, 그러니까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신’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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