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왕오천축국전] 14.싯다르타의 탄생지, 룸비니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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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왕오천축국전] 14.싯다르타의 탄생지, 룸비니동산
  • 김규현
  • 승인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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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왕오천축국전 별곡 14

"카필라국(迦毘倻羅國, Kapilavastu)은 어디인가?"

룸비니로 향하면서 ‘해동의 나그네’의 발길은 잠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국경선이라는 선 하나로 카필라성은 인도 땅으로, 룸비니는 네팔 땅으로 갈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인도 비자가 복수였기에, 먼저 카필라성터를 들렀다가 룸비니로 가는 순서를 정할 수 있었다. 교통요지 고락뿌르에서 룸비니는 북쪽으로 소나울리 국경을 넘어야 했기에 자연스레 발걸음은 북동쪽에 위치한 붓다의 고향으로 향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싯다르타는 카필라국의 왕자로 태어났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카필라는 큰 왕국이 아니었고, 그의 혈통도 인도- 아리안계의 백인종이 아니라 몽고로이드 계통이라는 것, 그리고 한역으로 정반왕(淨飯王)이라고 번역된 것으로 보아 슛도나다 왕족들은 밥 ‘반(飯)’자를 이름의 돌림자로 가진 벼농사를 위주로 한 농경민족이었다는 설이 요즈음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니까 카필라국은 강대한 코살라국의 영향을 받는 일개 소국이었다는 것이다.

태자는 이런 가계와, 역시 같은 샤카족의 마야 부인을 부모로 하여 태어났다. 쉰살이 될 때까지 자식이 없었던 왕과 왕비에게 태기가 있으면서 상서로운 조짐이 보이고 놀라운 예언과 함께 범상치 않은 관상을 가진 사내아이가 태어나자, 온 나라는 그 아이가 당연히 왕국의 앞날을 빛낼 위대한 왕이 되리라는 기대에 차 있었다. 막상 본인은 자라면서 인생사 문제에 심각한 고민을 하는 ‘햄릿 형’의 인간으로 변해갔다. 이에 부왕은 아름다운 여인을 맞아들여 결혼을 시키고 주위를 온통 환락적인 분위기로 만들었지만, 고타마는 아들 라훌라가 태어나자 결국은 예언대로 출가를 강행하여 6년의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어 진리를 전파하는 길을 걷게 된다.

이런 ‘위대한 포기’의 땅인 카필라성은 그가 출가 전 태자로서 29년을 보낸 곳이지만 샤카족 특유의 동족혼(同族婚) 관습으로 인해 코살라국 왕자의 원한을 사는 일이 생겨 붓다의 생존시에 초토화되고 샤카족도 모두 몰살되었는데, 이 때 붓다는 3번이나 이 전쟁을 만류했지만 인간의 증오심이 자비심을 능가하는 것인지 결국 샤카족과 카필라성은 멸족에 가까운 재앙을 받아 망각 속으로 사라져버려 그 터 자체가 의심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1898년 고고학 발굴시에 명문이 새겨진 다수의 유물이 출토되어 카필라바스투 유적지로 확정되어 보존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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