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으로 만개한 세상, 꽃으로 장엄된 청정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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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으로 만개한 세상, 꽃으로 장엄된 청정도량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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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깃든 산사 기행/삼척 태백산(太白山) 영은사(靈隱寺)

맑디 맑아서 짙푸른 바다와 흐드러질 대로 흐드러진 개나리며 진달래, 탐스럽게 피어오른 붉은 매화와 소나무 숲 속 수줍게 고개를 내민 이름 모를 꽃들로 이 봄 강원도 삼척의 영은사 부처님을 뵈러 가는 길은 꿈길인 양 싶다.

이맘 때의 동해와 삼척은 분명 강릉과 설악의 가을 단풍에 결코 뒤지지 않을 풍광임이 분명하다. 눈부신 절경을 사시사철 토해내는 우리 땅의 근골 백두대간. 그 산자락의 절들이 품고 있을 옛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발걸음이 동해안을 마주보며 태백으로 내달은 백두대간의 큰 걸음처럼 태백산 영은사(靈隱寺,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궁촌 4리 924, 033-574-9300)로 달려간다.

“하아, 이쁘다!” 비명 같은 감탄을 연발하다 보니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뒷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발걸음을 재촉하니 삼척 시내를 꽤 지나왔다. 버스 정류장에서 차를 기다리는 노보살님께 길을 여쭙는다. ‘궁촌(宮村)’을 여쭙고 혹시 영은사를 아시느냐고 하자 금세 환한 미소가 되돌아온다. 영은사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참이시란다. 반갑고 소중한 것이 인연인지 작은 차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꽃을 피운다.

마을 안에서 새롭게 옮겨온 궁촌초등학교를 오른쪽에 두고 들어가는 영은사의 마을들은 한결같이 깨끗하고 정갈하다. 하기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만큼 투명한 냇물을 마을 앞에 두고 세세생생 살아온 마음들이 어디 그와 그리 다를 리 있겠는가.

하지만 가까이 다가오는 산들의 살풍경한 모습은 눈물겹도록 안타깝다. 울창했을 소나무 숲은 온데 간데 없고 화마가 지나간 산들이 아픈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순간 영은사는 어떠했을까, 행여 산불에 화는 입지 않았을까, 발걸음이 빨라진다. 영은사는 삼척 태백산 자락에 고즈넉이 자리한 천년고찰이다. 사굴산문의 범일(梵日, 810~889) 국사가 진성여왕 5년(891)에 궁방산 밑 마전평(麻田坪)에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궁방사(宮房寺)가 그 옛이름. 한달 전 대관령 옛길 보현사에 이어 이곳 영은사에서 다시 국사를 만나고 보니 영동 땅 곳곳에 서려 있는 국사의 자취가 결코 예사롭지 않다.한 가지 모를 일은 국사의 생존 연대와 궁방사 창건 연대의 차이인데 이는 국사가 궁방사 터에 주석했던 시기와 창건 완료 시점의 차이쯤으로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와 더불어 『삼화사고금사적』 등에서 보이는 영은사와 삼화사의 약사삼불(藥師三佛) 창건설화를 통해서도 궁방사(영은사)의 옛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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