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소고(2)-깨달음은 순간적 사건인가?]
우리는 흔히 '깨달았다', 또는 '깨쳤다' 라는 말을 잘 씁니다.
그런데 그렇게 깨침을 말한다면 깨달음이란 순간적 사건이요 과거에 끝난 사건이 됩니다.
과거에 순간적으로 끝나는 사건이 깨달음이 되는 것입니다.
또 우리는 '깨달음을 완성한다' 는 말 역시 곧잘 씁니다.
깨달음을 '완성한다'는 것은 깨달음의 '끝'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끝이 있는 것은 유위법(有爲法)이요 따라서 완성이 가능합니다.
이 또한 깨달음을 순간적 사건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승 경전에서는 완전한 깨달음(無上正等覺)이란 없다고 합니다.
단지 그 이름이 완전이지 실지로는 없다는 것입니다.
대승의 가르침이 맞다면, 깨달음은 '순간적 사건'이 아니라 '영원한 사건'이 됩니다.
왜냐하면 영원한 사건은, 말 그대로 끝이 있을 수 없으며 따라서 완성되는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고차원적인 진리 뿐 아니라 세상 모든 일 역시 끝이 없습니다.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또 다른 산등성이가 나오듯, 세상 모든 일이 끝인 줄 알면 또 새로운 시작이 나옵니다.
산등성이야 끝날 때가 있지만 우리의 삶은 죽을 때까지 매 번 새로운 시작의 연속입니다. 아무리 화려한 영광도 잠시뿐, 새로운 도전, 새로운 세계가 또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주적 차원으로 보면, 영광도 실패도 모두 찰나적 사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 생명의 본성, 우주의 본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생명이 끝이 없고 우주의 시간과 공간이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간의 일조차 끝이 없는데, 출세간의 일이 끝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생사를 건 수행 끝에 다행히 본래 성품을 보았다(見性) 합시다.
그러면 그 후엔 무엇을 할 것입니까?
현실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본래 성품에 머물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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