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순례기] 22.성스러운 호수, 마나사로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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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순례기] 22.성스러운 호수, 마나사로바 2
  • 김규현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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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순례기22

‘우나살 루스’ - 대 자유에의 길

신비스러운 호수에서의 첫 날은 노천에서의 더운물 목욕으로 시작되었다.

마나스 호수 순례, 즉 코라의 중심지인 치우 사원 아래 위치한 민박집 부근에 있는 이곳은 전설에 의하면 티벳에 불교를 전한 구루린포체, 파드마삼바바〔일설에는 밀라래빠〕가 부락민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땅을 지팡이로 뚫어 더운 물을 솟게 하였다고 전해지는 곳으로서 큰 온천이라기보다는 옹달샘 규모의 것이었지만 물은 알맞게 따뜻하여 분위기만 낼 수 있는 온천탕이었다. 게다가 서너 채 되는 부락민의 식수 및 빨래터를 겸하고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있기에 속옷을 입은 채로 샤워밖에 할 수 없었지만 보름간의 순례길에서 누적된 때와 피로를 씻어내기에는 충분하였다.

아침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하였으므로 호수의 코라는 나설 수가 없었기에 우리 일행은 ―― 경비절약으로 급조된 다국적 순례단은 ―― 삼삼오오 짝을 지어 샘터나 또는 바람막이 토담벽 아래 모여 앉아 코라에 대한 인상담을 노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오후가 되어 바람이 다소 잠잠해지자 우리는 네덜란드의 연극배우라는, 자칭 탄트리카(Tantrica) 즉 밀교수행자라는 처녀의 제의에 따라 자리를 치우굼파가 있는 언덕으로 옮겨 명상훈련에 들어갔다. 한마디로 파란 눈의 선 무당이랄 수 있는 그녀는 네팔인 스승에게 명상훈련을 전수받았다고 하였는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자세가 제법 안정돼 보여 모두는 쑥스러워하면서도 그녀를 따라 자리를 잡고 그녀의 지시에 따라 호흡을 고르기 시작하였다.

“그 광경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을 것이다. 만약 내가 거기에 참석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뒤에서 그 광경을 보았더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 광경은 특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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