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바람직한 회향(廻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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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바람직한 회향(廻向)
  • 관리자
  • 승인 2007.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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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가을이 왔다. 게릴라성 폭우라는 신조어(新造語)가 결코 낯설지 않았던 지난 여름이었다.

늦더위도 기승을 부렸지만 이제 여름은 지나갔다. 자연의 섭리에 따른 계절의 순환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나 결실의 계절, 이 가을이 결코 푸근하지만은 않다. 쉽게 지울 수 없는 지난 여름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산사태로 묘지들이 허물어져 영면(永眠)해야 할 시신들이 널브러졌다.

유골(遺骨)과 관(棺)들이 뒤엉킨 처참한 모습 앞에 넋을 잃은 자손들, 시신마저 찾을 수 없어 표석(標石)만 들고 망연자실해 있는 그 참상에 너무나 가슴 아파했었다. 그래서 지난 여름은 영화 킬링필드보다 더 참담한 기억으로 내게 남아 있는 것이다.

이제 추석(秋夕)이 다가 온다. 내가 담당한 과목 중에 ‘동양철학의 이해’라는 것이 있다.

날로 관심이 고조되는 동양철학에 대한 기본 소양을 길러 주자는 뜻에서 개설한 과목이다.

분반을 했을 만큼 호응도 좋다. 추석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말이 있다. 익히 알고 있을 법한 말임에도 그냥 흘려 버리는 것이 안타까워서다.

“자네들 귀성객(歸省客)이니, 귀성열차(歸省列車)니 하는 말 많이 들어봤지?” “예” 하는 대답 소리에는 벌써 고향가는 차에 오른 듯 설레임까지 묻어 나온다. “그런데 말이야, 그 ‘귀성(歸省)’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아나?” 좀 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지켜야 할 혼정신성(昏定晨省), 부모에 대한 효도는 자식의 당연한 도리다. 살아 계실 때는 조석(朝夕)으로 혼정신성을 다하였다. 저녁에 잠 자리를 살펴 드리는 것은 혼정(昏定)이요, 아침 일찍 문안 올리는 것은 신성(晨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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