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금기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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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금기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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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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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수행과 음식

모든 종교에는 금기(禁忌;taboo)음식이 있다. 가령 회교의 돼지고기, 힌두교의 쇠고기 등이다. 유교에서도 제삿상에 비늘 없는 물고기를 올릴 수 없다는 금기가 있다. 불교에서도 이런 금기 음식이 있는데 술, 고기(肉食), 5신채(五辛菜)가 그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 중에서도 육식과 5신채를 알아보면서 불교의 계율, 수행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육식을 살펴보자. 간혹 불자들 중에는 “부처님도 육식을 하셨다던데…”하면서 궁금해한다. 실제로 초기 불교 경전을 보면 육식이 완전히 금지되었던 것 같지는 않다. 죽이는 장면을 안 보고, 그 소리를 듣지 않고, 그 고기를 취하는 사람을 위하여 잡은 고기가 아닌 경우, 소위 3정육(三淨肉)은 취하여도 계율상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가끔 전철을 타보면 극렬하고 광신적인 이교도들이 부처님이 돼지고기를 드시고 열반하셨다고 비방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소승대반열반경을 보면 부처님은 금세공장(金細工長)이었던 춘다가 올린 공양을 드시고 일으킨 복통으로 돌아가시는 비통한 장면이 있다. 이때 부처님께서 드신 것은 한문에서는 전단수이(栓檀樹耳)라 불리는 수카라맛다바(sukaramaddava)라는 음식인 수카란 기쁨의 뜻이고, 맛다바는 돼지의 일종을 말한다.

그래서 이 공양물에 대해서 돼지고기였다, 혹은 돼지라는 이름을 가진 버섯이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이를 버섯이라고 보는 사람은 원래 이 버섯은 맛다바라는 돼지가 좋아하는데 땅 깊은 곳에서 나기에 돼지가 공들여 땅을 파서 이 버섯을 얻은 후 매우 기뻐하기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주장한다.

반면 어떤 이들은 돼지고기의 일종이라고 주장한다. 무엇이 정설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것이 돼지고기냐, 버섯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고 죽음에 이른 부처님의 자세이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이 춘다의 공양을 받은 후 열반에 이르게 되자 혹시 제자들 중에서 춘다를 원망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를 염려하셨다.

그래서 제자들을 부르신 후 말씀하시기를 “내가 수자타의 우유죽을 얻어 기운을 차린 후 성불했듯이 이제 춘다의 공양을 받고 무여열반하게 되었으니 어찌 춘다의 공이 수자타만 못하겠는가. 너희들은 조금이라도 춘다를 원망치 말라.” 라고 하셨으니 참으로 대성자다운 면모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부처님의 수행법은 중도적인 방법으로 결코 극단적 고행이나 극단적 쾌락에 기울어 지지 않았다. 그래서 비록 수행자로서 자비종자를 끊는 육식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나 어쩔 수 없는 경우 즉 육체적인 병으로 심신이 극히 쇠약해졌을 때, 또는 공양물로 받았을 때 등에는 이를 허락하신 것이다.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데도 계율에만 집착하여 육식을 피하는 것만이 부처님의 정법을 따르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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