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암 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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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 큰스님
  • 관리자
  • 승인 2003.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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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암 큰스님의 소식을 처음 들은 것은 70 년대 중반, 겨울 방학을 이용한 저의 운수행각(?)이 문경 봉암사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는 불교가 뭔지 정말 아무 것도 모를 때라 봉암사가 어떤 절인지도 모르고 정처없던 발길이 그냥 봉암사에 닿았던 것입니다.

그 당시 봉암사는 산골 중의 산골로, 버스가 하루에 두 번 정도 밖에 다니지 않아 근처 가까운 마을에서 내려 20 리 흙 길을 걸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찾아 간 봉암사의 기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그 때 봉암사에 계신다는 도인에 관한 말씀을 듣습니다.

봉암사에는 세상에 얼굴을 들어내지 않고 오로지 수행만 하시는 숨은 도인이 한 분 계시는데, 지금 조실 스님으로 계신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도인은 세간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신다는데, 아! 이 분은 정말 대단하신 분인가 보다... 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와 함께 엉뚱한 궁금증이 하나 솟아났으니, 그것은 진정한 도인은 어떻게 생기셨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도인은 우리와 생긴 것도 다를 것(?)이라는 게 그 때까지 저의 철석같은 믿음 중의 하나라, 진정한 깨달음을 이룬 분의 모습을 꼭 뵙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스님의 얼굴을 뵙지 못하고 법명도 모른 체 다만 봉암사에 숨어 계신다는 소식을 들은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고 봉암사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분이 바로 서암 큰스님이셨습니다.

서암 큰스님의 모습을 뵙게 된 것은 성철 큰스님이 열반하시고 새로이 종정직을 맡게 되셨을 때입니다. 어린 시절의 궁금하던 봉암사 도인을 그 때 사진으로나마 뵙게 되는데, 제게 비친 큰스님은 비범하게 생기신 도인이라기보다는 그냥 평범한 마음씨 좋은 시골 이웃집 할아버지 같으신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큰스님은 참으로 소탈하시며 중생의 고통에 관심이 많고 속정이 깊으신 분이 아닌가 합니다. 법문도 그렇지만 당신이 필요한 곳에는 체면이나 형식에 구애 없이 언제나 자비심으로 현현하시는 모습이 그런 것을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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