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선을 한 사람은 난리통에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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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선을 한 사람은 난리통에도 산다
  • 관리자
  • 승인 2003.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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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려면 남을 돕고 남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말은, 조부모와 부모의 일상적인 가르침이었다. 그래서 이 말은 내 고집이나 집념의 뿌리가 되었고, 나는 6.25 난리를 겪으면서 이 말씀을 뼈저리게 느꼈다.

또, 가족과 동기 간의 진한 사랑을 깨달았으며, 감옥에서나 피난처에서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우리 모든 이웃들의 정으로 서로 엉켜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서로 아픔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사회를 깨닫게 된 것이다.

--- 내가 자라날 때 할아버지께서는 정감록을 곧잘 들추었다.

<적선을 한 사람은 난리가 나도 산다>, 곧 <남에게 선한 일을 많이 한 베푼 사람은 난리가 나도 죽지 않는다> 는 얘기를 자주 들려 주셨다.

---내가 정치 보위부에서 3 주일 동안 시시각각 죽고 사는 갈림길에서 공포에 떨 때, 많은 친구들로부터 내가 쓰지 않았던 허위 진단서를 썼다는 거짓 진술서를 쓰고 용서 받으라는 권고를 여러 번 받았다.

내가 살고 싶은 욕심으로, 내 양심이 유혹에 빠져, 지조를 지키지 못하고 거짓 진술서라도 쓰고 풀려날 생각이 어찌 없었을까만은, 만일 그랬다면 나는 이미 그 당시에 보복으로 처형되었을 것이다.

---소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시골뜨기인 내가, 서울까지 와서 안과 의사로 성공한 것은 내 정직한 마음 하나 때문이 아닌가? 이제 내가 살겠다는 욕심으로 생명처럼 지켜 오던 지조를 헌신짝처럼 내 던지고, 쓰지도 않은 허위 진단서를 썼다고 거짓말을 하겠단 말인가? 살기 위해서 내 지조를 꺾을 수는 없다!

나는 살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죽음을 택했다. 그리고는 죽을지언정 끝까지 지조를 지키기로 결심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부터 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이 기회에 꼭 알려 드리고 싶은 두 가지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는, <적선한 사람은 난리통에도 살아남는다> 는 조부님의 가르침은 옳았으며, 다른 하나는 <지조를 지키는 사람은 하늘이 살 길을 열어 놓는다> 는 말씀도 진리란 것을 체험을 통해 알았다는 사실이다. ...中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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