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진, 주관과 객관의 세계는 어떤 연기적 맥락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양자물리학과 불교 [불교평론 심포지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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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진, 주관과 객관의 세계는 어떤 연기적 맥락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 양자물리학과 불교 [불교평론 심포지엄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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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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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양자컴퓨터와 양자정보이론을 포함하여 현대물리학의 모든 영역에서 기초가 된다.

양자역학은 뉴턴역학과 상당히 다른 구조를 갖는데, 그 대부분은 측정과 연관돼 있다. 여기서는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duality)과 스핀 측정에서 나타나는 측정 결과의 범주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 범주는 대상과 무관하게 관측자의 의도로 설정된다.

 

양자역학에서는 관측자가 측정 결과의 범주를 설정하고 그 범주 안에서 대상의 모습이 나타난다. 대상의 상태를 가감 없이 객관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측정에 대한 우리의 소박한 믿음은 여기서 무너진다.

 

이에 이어, 관측자가 참여하는 측정의 이런 구조는 양자역학뿐 아니라 일상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임을 논의하고자 한다. 이로써 현상은 대상 자체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주관이 객관과 어떤 연기적(緣起的) 맥락을 형성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므로 연기에 의해 색성향미촉법(色聲響味觸法)이 또렷이 나타나도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響味觸法)이고, 업(業)에 의해 수많은 현상이 나타나도 업자(業者)가 없는 무아(無我)의 연기공(緣起空)임을 논하고자 한다.

 

보이는 모든 것은 그 자체가 아니라 내가 참여하는 연기(緣起)로 나타난 것이다. 나타나는 그게 어디에도 없으므로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響味觸法)의 무아(無我)이고, 단지 연기에 의해 나타나므로 공(空)이다.8) 오온(五蘊)이 연기이고 오온이 공이다.

이게 세간(世間)이다. 파동으로 나타나도 파동인 건 없고, 입자로 나타나도 입자인 건 없으며, ‘위’로 나타나도 ‘위’인 것은 없다.

빨갛게 보여도 빨간 건 없고, 짜게 느껴져도 짠 게 없으며, 남도봉과 북도봉이 나타나도 남도봉과 북도봉은 없다. 파동, 입자, 빨강, 짬, 남도봉, 북도봉이 모두 연기에 의해 나타나는 업이다.

그 모든 업이 언제나 나타나도 업자는 없다. 무아의 연기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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