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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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사유상
  • 김남수
  • 승인 2023.05.2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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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 혹은 ‘그 무엇’이 하는 행위다. ‘몇 시에 만날까?’,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등도 생각하는 행위다. 결가부좌도 아니고 반가부좌도 아닌 반가(半跏)의 자세를 취한 미륵보살님이 생각하는 것이 비단 이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 짐작한다.

그러면,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반가상(半跏像)을 제작한 사람들도 생각했을 것이다. 미륵보살님이 생각하는 ‘그 어떤 것’, 즉 ‘미지의 것’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것을 고려했을 것이다. 그 고민은 미륵보살의 미소, 앉은 자세, 쓰고 있는 보관 등에 다양하게 표현돼 있다.

‘사유의 방’에 앉아 계신 두 분의 보살님을 보면서 고독과 고요함, 혹은 어떤 미적 아우라를 느낀다. 어느덧 ‘사유의 방’은 국립중앙박물관을,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각인돼 있다. 이 전시 공간을 마련한 분들의 안목에 경탄한다.

조금 더 나가보자. 우리는 ‘보이는 형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조금 더 두 분 보살님께 다가갈 수 있을지 모른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처럼 ‘생각’은 동서를 막론하고 제기된 질문이기도 하다. 어쩌면 미륵보살의 미소는 그런 의문을 해결한 뒤의 ‘행위’일 수 있다.

반가사유상의 형상 속에서 ‘그 무엇’을 찾기 위해서는 나침판이 필요하다. ‘월간 불광’이라는 나침판을 들고 박물관으로 가보자.

일러두기
‘반가사유상’은 국내에 30여 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모셔진 두 분입니다. 문화유산 식별번호가 없어져 본문에서는 ‘일월식보관 반가사유상’, ‘삼산관 반가사유상’으로 표기했습니다. 나머지는 소장처 혹은 출토지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사진. 유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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