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연이 꿈꾼 삼국유사 비슬산] 대구의 불심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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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이 꿈꾼 삼국유사 비슬산] 대구의 불심이 뭉쳤다
  • 김남수
  • 승인 2023.03.2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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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산 제일 기도처, 대견사
왼쪽부터 최윤규(정광) 류병선(보광명) 한삼화(토연)

2014년 3월에 대견사를 준공하는 개산대재를 열었으니, 중창된 지 꼭 10년이다. 중창 과정을 지켜봤던 류병선(전 9교구 대구시 신도회 회장), 한삼화(전 동화사 신도회 회장), 최윤규(현 대견사 신도회 회장) 회장을 만나 대견사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했다. 

“빨리 시작하십시오. 돕겠습니다.”

한삼화(78, 토연) 회장이 성문 스님, 김문오 달성군수와 함께 대견사 터에 올라간 후 스님께 한 이야기다. “정말 터가 남다르고, 기가 푹푹 솟는 느낌”이었다고. 성문 스님이 동화사 주지로 온 후 회장 제안을 받고 맡지 않으려 했지만, 스님이 놓아주지 않았다.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해인사 근처 청룡사를 다녔지만, 꾸준히 절에 나가지는 못했다. “독실한 불자는 아니다”라고 하지만, 동화사 신도회장 소임을 맡은 후 대견사 불사 과정에 뒷받침이 됐다. 한삼화 회장은 친환경 황토 벽돌을 생산하는 ‘㈜삼한C1’을 이끌고 있다. 2020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스님, 저에게 불사하라 하지 마이소. 이제는 인재를 키워야 합니다.”

류병선(82, 보광명) 회장이 이전 동화사 주지 스님으로부터 교구 신도회장 부촉받으면서 한 말이다. 12년 동안 부회장 소임을 맡다가 회장을 맡으면서는 장학사업을 펼쳐 지금은 ‘보광명문화장학재단’으로 성장했다. 류병선 회장은 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영도벨벳’을 이끌고 있으며, 2019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고향이 비슬산에 위치한 가창면 우록마을이다. 뒷동산이었던 비슬산 자락에서 기도하곤 했다. 그렇기에 대견사 중창에 동참할 때 마음이 남달랐다. 중창하기 전 신도들과 함께 산신제를 올렸다. 절터만 있었던 비슬산 대견사는, 이렇게 대구 지역 신도들의 열정과 불심으로 ‘하늘 아래 기도 도량’이 됐다. 대견사 복원은 각종 문화재 관련 절차로 ‘하나가 끝나면 다른 하나가 뒤를 잇는 상황’이었다. 또 다른 난관은 재정적 문제. 토지가 사찰 소유가 아닌 지자체 소유이다 보니 건축비용 외에도 적지 않은 재정이 소요됐다고. 

“하루 이틀 내 통장에 입금해야 하는데, 은행 대출이라는 것이 한두 달 넘게 걸리는 일이죠. 그 자리에서 두 명이 각자 전화했습니다.”(류병선)

류병선 회장은 아무 말 없이 통장에 입금한 아들에게 감사했다. 한삼화 회장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 첫 삽을 뜰 때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2014년 3월 준공할 때도 기뻤지만,  사실 건축허가가 나왔을 때도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한삼화)

류병선(전 9교구 대구시 신도회 회장, ㈜영도벨벳 회장)
“빈터에 절을 짓고는 ‘이런 것을 시절 인연이라 하는구나’ 하며 감사했습니다.”
한삼화(전 동화사 신도회 회장, ㈜삼한C1 회장)
“대견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가 있습니다. 하늘이 내린 절터입니다.”
최윤규(현 대견사 신도회 회장, ㈜윤성 회장)
“대견사 주위에는 절터가 많이 있습니다. 대견사가 출발이 됐으면 합니다.”

 

기도 도량 대견사

지난한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견사 신도회 최윤규(63, 정광) 회장에게는 현재 상황이다. 1,000년 역사를 지닌 ‘전통사찰’로 등록하고 싶으나, 토지와 건축물의 소유관계가 달라 쉽지 않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대견사 추위는 영하 27도까지 내려갔다. 추위와 습기는 목조 건축물을 위태롭게 한다. 단청을 하루빨리 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을 내비친다. ’㈜윤성‘을 일구고 있는 최윤규 회장은 달성군의 기업인들과 참배했다가 대견사에 빠졌다. 이전에 다른 사찰에서 신행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여기가 내가 다닐 절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대견사가 운영한 ‘목암불교대학’ 2기를 다녔고, 6년 동안 회장 소임을 맡고 있다. 주말 법회도 하지만, 대견사의 자랑거리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성지순례’. 200명 넘게 동참한다. 

“중창한 지 10년밖에 되지 않아 대견사를 원찰로 하기보다는 다른 사찰에 적을 두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하나씩 자리 잡아 나가겠죠.”(최윤규)

세 명 모두의 바람은 ‘대견사가 비슬산의 기도 도량으로 자리 잡는 일’이다. 대견사가 폐사됐던 지난 100년은 비슬산의 주인이 없던 시기라고. 차량도 쉽게 드나들지 못하고 기도하기에 불편한 점이 아직 많지만, 대견사는 비슬산의 중심 도량으로 성장하고 있다.

“대구 북쪽에 있는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이 하나의 소원은 꼭 들어준다고 하잖아요? 천연 암괴가 있는 비슬산 부처님은 두세 가지는 들어주지 않겠습니까?”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인터뷰를 끝내고도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유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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