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팔공산을 오르내리며 앞산에서 남쪽으로 있는 비슬산을 본 게 전부였다. 비슬산을 왜 육산(흙산)이자 어머니 산이라고 하는지 궁금했다. 대구에서는 어머니 산인 비슬산이 남동쪽에 있는 창녕이나 청도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도 궁금했다. 3월에 봄 옷차림으로 오르는 대견사 새벽바람은 한겨울처럼 매서웠다. 진눈깨비가 내리던 날 아침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오르내린 약 일주일 동안 하루도 손이 얼지 않은 때가 없었다. 그런 도량인데 성지순례를 떠날 때는 젊은 신도 200여 명이 모인다고 한다. 10년째 도량을 지키고 있는 대견사 주지 법희 스님은 나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 시대 불교의 역할을 명쾌하게 제시했다. 사진은 삼층석탑을 중심으로 여러 날 찍은 것들을 새벽부터 해진 뒤까지 시간 순서로 배열했다.
비슬은 힌두의 모든 것들을 포용하고 유지시키는 비슈누에서 온 것으로도 볼 수 있어요. 비슬산이 어머니 산인 것은, 목·화·토·금·수를 모두 가지고 있어서예요. ‘목(木)’은 나문데, 산에 나무가 많잖아요. 화는 불기운인데, 저 아래서 대견봉이나 관기봉 등을 보면 뾰족하게 솟아서 양쪽에 점만 찍으면 ‘화(火)’ 자가 돼요. ‘수(水)’는 물, 저 위에 천왕봉과 월광봉 사이 참꽃 군락지에 올라가면 아래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요. ‘금(金)’은 쇠인데, 여기 화강암에는 철분이 많아서 낙뢰가 잘 떨어져요. 저기 강우 레이더 피뢰침이 빨아들여서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토(土)’는 흙, 여기서 보면 온통 바위만 있는 것 같지만 용문사가 있는 북쪽으로 가면 흙도 많아요. 비슬산이 별것 아닌 거 같은데 1,100고지에 다 갖추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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