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삼재 그리고 부적] 입춘시각은 어떻게 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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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 삼재 그리고 부적] 입춘시각은 어떻게 정할까?
  • 유현주
  • 승인 2023.01.2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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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은 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새해의 첫 절기이다. 세시풍속이 급격히 사라지는 요즈음이지만 아직도 많은 가정에서는 “立春大吉 建陽多慶(입춘이니 크게 길하도다. 밝은 기운 받아들여 경사스러운 일이 많아지길)”과 같은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에 붙이곤 한다. 입춘축을 붙일 때 ‘입기시각(入氣時刻, 입춘이 드는 시각)’에 맞춰 붙이면 좋다고 하여 입춘쯤이 되면 이에 대한 검색량이 늘어나기도 한다. 

입춘 시점은 띠와 관련해서 관심을 받기도 한다. 호랑이띠·토끼띠 등 12지 동물 중 하나로 배당받게 되는 띠 계산은 종종 음력을 기준으로 한다고 생각하나, 사실 띠는 태양력인 24절기법이 그 기준이 된다. 계묘년(癸卯年)인 2023년 올해 음력설은 1월 22일이고, 태양력 절기 기준으로 입춘은 2월 4일이다. 그렇다면 올해 태어난 아기 중에서 입춘 전에 태어난 아기는 계묘년에 태어났다 하더라도 2022년 임인년(壬寅年)생인 호랑이띠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입춘시각은 현재에도 적게나마 그 의미가 유지되고 있다. 

올해의 입춘시각은 2월 4일 11시 43분이다. 우리는 보통 절기(節氣)를 날짜로 기억하기 때문에 시와 분을 따지는 입기시각(절기에 들어가는 시각)은 낯설게 보이기도 한다. 

입춘시각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사 이래로 발전해온 다양한 시간 셈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류가 공동체 생활을 시작하면서 약속을 정하고 함께 도모하는 일들이 많아질수록 시간에 대한 기준이 필요해졌다. 가장 기본적인 시간의 기준은 해와 달, 그리고 계절이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으로 하루를 삼고,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기점으로 한 달을 구분했으며, 태양의 운동 주기를 기준으로 일 년을 삼았다. 달을 기준으로 하는 역법은 태음력이라고 부르는데 현재 이슬람력에서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달과는 관계없이 태양 운행만을 기준으로 한 것은 태양력이라고 부르며 현재 세계 공용의 역법으로 채택한 그레고리력이 이에 해당한다. 태양력은 달의 위상 변화를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고, 태음력은 1년을 기준으로 되풀이되는 계절 변화와 일치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동양의 역법 전통에서는 이 두 가지를 절충한 태음태양력을 사용했다. 우리가 현재 흔히 ‘음력’이라고 부르는 전통 역법이 바로 이 태음태양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간 셈법은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해·달·지구가 언제나 같은 속도로 서로 박자를 맞춰 움직이면 좋으련만 이들의 공전과 자전 주기는 간단한 자연수로 끊어지지 않고 소수 단위로 이뤄졌다. 게다가 그 속도 역시 조금씩 변화가 있어 시간의 셈법은 복잡한 수학과 정밀한 천문관측의 영역으로 발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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