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수행 공동체, 실상사] 깨달음의 공동체 탐방 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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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수행 공동체, 실상사] 깨달음의 공동체 탐방 ➋
  • 불광미디어
  • 승인 2022.12.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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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꿈을 꾸며 사는 곳이에요”
자경(42) 2014년 인연. 여기서 남편을 만나 산내면에 있는 집에서 출퇴근한다

공동체에서 삶을 꾸려가는 몇 분과 대화했다. 농촌 공동체에서 삶의 가치, 함께 나누고 때로는 갈등하는 공동체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 등을 주제로. 유일한 20대 활동가 한 명도 함께하기로 했는데, 사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네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왜 실상사 공동체와 인연을 맺게 됐는지” 먼저 물었다.

자경          

이곳에 오기 전,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였습니다. 1학년을 맡았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학교도 직장이잖아요? 적응하기 힘들었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죠. 조금만 더 있으면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대하거나, 아니면 내가 병이 날 것 같은 괴로움의 연속이었죠. 나를 변화시키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그러면서 ‘농촌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가졌죠. 지인이 남원에 있어서 실상사를 잠깐 다녀갔는데, 둘러보면서 ‘이상한 종교공동체는 아니네?’라고 생각했죠. 2년 과정의 인드라망대학에 입학했어요. 

범정          

직장생활을 했는데, 조금 힘들더라고요.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진행한 ‘귀농학교’에 참여했어요. 그러면서 시골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처음에는 ‘풀무학교’를 알아봤어요. 제 삶이 불교를 토대로 했기에 실상사하고 인연이 됐고, 인드라망대학 3기로 여기까지 왔네요.

세연정          

춘천에 살았는데, 도법 스님이 ‘생명평화 탁발순례’를 하실 때 춘천에서 강연을 듣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전혀 몰랐죠. 그때 하신 말씀이 인연이 돼 스님 책도 사 보고 인터넷으로 강연도 듣고 하면서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왔어요. 저도 인드라망대학을 다녔어요.

슬우          

저는 가톨릭과 인연이 있었고, 수도자의 삶을 생각하기도 했었습니다. 사회 경험이나 인간관계에 많이 힘들었어요. ‘은둔형 외톨이’라고 하죠? 그게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는데 실패하고, 6개월 이상 방황하기도 했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삶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남원 근처로 귀촌을 준비하시다가 소개로 실상사하고 인연이 됐습니다. ‘꿈 깨는 인생학교’로 인연이 만들어졌고, 후에 생명평화대학을 마쳤습니다.

세 명은 인드라망대학, 한 명은 생명평화대학과 인연이 있었다. 모두 청년층을 대상으로 실상사에서 진행된 대안 교육기관이었다. 

누구나 귀농과 공동체의 꿈을 가질 수는 있지만, 실제로 자기 삶을 투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교육생으로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이곳에서 삶을 살아봐야겠구나”라고 결심한 이유는 뭘까.

자경          

2년 과정을 마치고 ‘여기서 살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사실 엄청 무서웠어요. 겁나서 며칠 울기도 했어요. 학생으로 사는 것과 활동가로 사는 것은 또 다른 거잖아요? 여기 살면서 활동가들이 가치를 추구하는 한편, 때론 과로에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거든요(웃음). 지리산 어른들이 계신 것이 큰 힘이 됐어요. 도법 스님도 계시지만, 이남곡, 이병철, 오마리아 선생님 등. ‘저 연세에도 대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구나’, ‘저렇게 실천할 수 있구나’ 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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