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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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명작
  • 노재학
  • 승인 2022.12.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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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명작
저작·역자 글, 사진 노재학 정가 30,000원
출간일 2022-12-05 분야 예술/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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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어찌 보아도 ‘명작’인 것들이 있다. 지금 당장 벌떡 일어난다 해도 완벽한 신체 비율을 자랑할 것 같은 석굴암 부처님이나, 옅은 표정 속에서도 깊은 사유를 뿜어내고 있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같은 것들이다. 이런 작품들은 대개 ‘국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하지만 국보가 아니라도 혹은 보물이 아니라도 오래된 절집에는 명작이 지천이다. 물론 오래 보아야 하는 수고와 속내를 읽어낼 줄 아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작품들은 대개 켜켜이 쌓아 놓은 이야기가 있고, 또 재기 넘치는 발상으로 무릎을 치게 하는 ‘한방’이 있으며, 때론 깊은 염원과 신앙으로 손을 모으게 하는 거룩함이 있다.

저자소개 위로

노재학

1년 중 근 300일을 길 위에서 보내는 사진가다.

궁궐, 전통사찰, 향고, 서원, 종택 사당, 정려각 등 전통 목조 건축에 남아 있는 단청 문양과 벽화 등을 20년 넘게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오래된 노거수와 건축 사진 작업도 병행했다.

방대한 사진 기록과 함께 전통 건축 장넘 세계와 본질을 논증하면서 한국의 전통 문양과 단청 장엄을 집대성하고 있다.

저서는 『한국 산사의 단청 세계』(미술문화, 2019), 『한국의 단청 1』(미진사, 2021) 등이 있다.

목차 위로

머리말

Ⅰ 극락으로 가는 배, 반야용선

1. 아미타불, 배를 끌고 오시다

안성 청룡사 대웅전 <반야용선도>

2. 거인, 하늘로 왕생자를 들어올리다

청도 대적사 극락전

3. 아미타불이 설법하는 연지회상(蓮池會上)

구미 도리사 극락전

4. 극락정토에 누가 누가 모였나

파주 보광사 대웅보전 연화화생 벽화

Ⅱ 꽃살문에서 닫집까지 고귀한 장엄

5. 우주 속의 우주, 적멸의 집

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6. 불단에 새긴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

경산 환성사 대웅전 불단

7. 나무로 만든 후불탱

예천 용문사 대장전 목각탱

8. 법을 담은 회전 책장, 윤장대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9. 공존의 합창 울려 퍼지는 생명의 그물망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

Ⅲ 수행에서 깨침까지

10. 국사전, 함께 진리의 법비에 젖게 함이라

순천 송광사 국사전과 16국사 진영

11.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영천 거조사 영산전 오백나한상

12. 불지종가(佛之宗家)의 정점, 금강계단

양산 통도사 금강계단

Ⅳ 천강에 비친 달 하늘에 박힌 별

13. 불보살, 바위에 나투시다

경주 굴불사지 사면석불

14. 한 칸의 작은 집에 펼친 삼천대천세계

창녕 관룡사 약사전53 불 벽화

15. 물고기 바구니 들고

저잣거리에 오신 관세음보살

양산 신흥사 대광전 <관음삼존도>

16.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 자리에 앉으소서

양산 통도사 영산전 <견보탑품도>

17. 하나의 화폭에 담은 불국 만다라

안성 칠장사 <오불회괘불탱>

18. 하늘의 별, 칠성신앙으로 빛나다

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

19. 우주법계에 충만한 화엄의 빛

봉화 축서사 보광전 비로자나불

Ⅴ 뜰 앞의 잣나무

20. 봄의 직지, 그 절집의 고매(古梅)

선암·사통도사·화엄사·백양사의 고매

21. 나무 그대로 처마 기둥으로 옮겨 심다

구례 화엄사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

22. 가을의 전설, 은행나무 천왕목

영국·사용문사·보석사·적천사 은행나무

23. 소나무, 절집에서 막걸리 공양을 받다

청도 운문사 처진 소나무

상세소개 위로

누가 봐도, 어찌 보아도 ‘명작’인 것들이 있다. 지금 당장 벌떡 일어난다 해도 완벽한 신체 비율을 자랑할 것 같은 석굴암 부처님이나, 옅은 표정 속에서도 깊은 사유를 뿜어내고 있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 같은 것들이다. 이런 작품들은 대개 ‘국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하지만 국보가 아니라도 혹은 보물이 아니라도 오래된 절집에는 명작이 지천이다. 물론 오래 보아야 하는 수고와 속내를 읽어낼 줄 아는 혜안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작품들은 대개 켜켜이 쌓아 놓은 이야기가 있고, 또 재기 넘치는 발상으로 무릎을 치게 하는 ‘한방’이 있으며, 때론 깊은 염원과 신앙으로 손을 모으게 하는 거룩함이 있다.

바우덕이, 극락 가는 반야용선을 탔네

안성 청룡사 대웅전 <반야용선도>는 그 자체로도 잘 그린 그림 소리를 듣긴 하지만 이 그림을 더욱 빛나게 하는 특별함이 숨어 있다.

아미타불이 왕생자들과 함께 극락으로 갈 때 타는 배가 있는데, 바로 반야용선이다. 극락으로 향하는 탑승자 면면은 승속은 물론 남녀, 계층의 구분이 없다. 그래서 탑승자 묘사에는 대개 시대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안성 청룡사의 <반야용선도>에는 특이하게 남사당패가 타고 있다. 조선 후기 스님이 써준 부적을 팔아 사찰 불사에 보태던 이들이었던 남사당패의 근거지 중 한 곳이 바로 안성 청룡사였기 때문이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구성된 그림 속 남사당패 중에는 소고(小鼓)와 요령 같은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데 이들 남사당패가 모여 있는 뱃머리 선두 부분에 갖은 치장을 한 여성의 모습이 보인다. <반야용선도> 형식을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대목이다. 대개의 그 자리는 부처님이나 보살의 자리였기 때문이다. 여성은 긴 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는데 그 막대기 끝은 십자 모양으로 농경 사회의 의례용구인 ‘살포’ 이미지를 떠올린다. 평범한 사람은 아니고 바로 ‘대장’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이 여성을 남사당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여성 꼭두쇠로 알려진 바우덕이로 추정한다. 안성 청룡사에서 스님들 손에 의해 키워져 남사당패 꼭두쇠가 된 바우덕이가 남사당패의 선두에 선 것이다. 물론 ‘추정’이긴 하지만 앞뒤를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가 보태지면서 안성 청룡사 <반야용선도>는 ‘잘 그린 그림’에서 ‘뜻 깊은 그림’이 되었고 시절이 지나며 가히 명작이라 부를 수 있는 반열에 올랐다.

힘센 아라한, 발우에 왕생자 담아 극락으로 치켜올리다

안성 청룡사 <반야용선도>가 역사와 이야기로 탄생한 명작이라면 기발한 발상으로 탄생한 명작도 있다.

청도 대적사 극락전 벽화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이한 발상의 그림이 있다. 힘센 장사 품세의 사람이 발우에 사람을 담아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뭔가 대담하고 극적인 장면 같지만 그냥 봐서는 이해할 수 없다. 감상 요령은 시야를 벽면 전체로 확장하는 거다. 그림 위쪽에는 천의를 드리운 비천이 있고, 대들보엔 길상화를 입혔다. 그래도 잘 이해가 안 가면 좌측을 보면 된다. 인로왕보살과 지장보살이 자리잡고 있다. 극락으로 인도하는 두 보살이다. 극락이 위에 있고 옆에서 인로왕보살과 지장보살이 인도한다. 힘센 장사가 발우에 담아 치켜 올린 건 바로 그들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서라는 말이다. 대개 극락으로 가는 방법은 연화화생, 즉 연꽃에서 피어나 극락에 환생하거나 아니면 <반야용선도>에서 보듯이 아미타불이 이끄는 반야용선을 타고 간다. 이렇게 단숨에 치켜올려 극락에 보내는 그림은 국내는 물론 세계 어디에도 없다. 물론 아예 근거 없는 ‘소설’만은 아니다. 힘센 장사의 실체는 16아라한 중 ‘빈 발우’가 지물인 제2 아라한 가락가벌차다. 화공은 가락가벌차를 통해 남녀를 태워 극락으로 보내는 ‘파격’을 선택했다. 마침내 규칙을 벗어나 명작으로 탄생한 것이다.

나무 한 그루도 명작이 되었네

이 책에는 이렇게 역사 이야기를 담아서, 재기발랄함을 담아서 탄생한 작품들을 ‘명작’으로 제시하고 있다. ‘부산 범어사 대웅전 닫집’, ‘예천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 ‘영주 성혈사 나한전 꽃살문’처럼 비교적 익숙한 작품들도 있다. 안동 봉정사 지조암 칠성전 벽화나 양산 신흥사 대광전의 어람관음 등은 거개의 사람들에게는 좀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 오래 보는 수고와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혜안이 있다면 석굴암이나 금동미륵반가사유상 못지않은 ‘명작’임을 알아낼 수 있다. 하늘의 별이 ‘여래’가 된 사연이나 관세음보살이 고기가 든 바구니를 들고 시장에 가는 벽화 등은 발상 자체만으로도 ‘명작’으로 읽혀야 하리라.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간다. 역사나 재가발랄함에 더해 ‘자연’까지 담아 ‘명작’으로 제시한다. 구례 화엄사의 구층암 요사채의 기둥은 모과나무다. 휘어진 소나무 같은 걸 기둥으로 쓴 경우는 있지만 곧게, 크게 자라지 않는 모과나무를 기둥으로 썼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다. 자연 속 절집에 또 하나의 자연이 들어온 셈이다. 저자는 이 모과나무를 두고 ‘자연주의 미학이 절정에 이르렀다’고 평가한다.

다른 나무도 한 그루 절집에 들어왔다. 같은 소나무지만 특별한 대접을 받는 소나무, 바로 운문사 처진 소나무다. 처진 소나무가 흔하진 않지만 그걸 ‘명작’으로 만든 건 ‘사람’이다. 절집 한가운데 자리잡은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는 일 년에 열두 말씩 스님들에게 막걸리 공양을 받는다. 벌써 40년이나 된 이야기다. 거기에 역사가 담긴 것은 물론 사람까지 담아 있으니 그야 말로 명작의 탄생이다.

20년 우리 것을 담아온 사진작가 노재학이 선택한 명작 23선

저자 노재학은 20여 년 넘게 전통문양과 향교, 사찰 등 우리 것을 렌즈에 담는 사진작가다. 스스로 1년에 300일은 ‘바깥에서 산다’고 할 정도다. 그가 수많은 사찰을 답사하고 그 풍경을 렌즈에 담으면서 ‘명작’이라고 생각한 스물세 곳을 글로 풀어냈다. 그 글 속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만이 아니라 우리 역사의 기쁨과 슬픔, 불교의 이상과 신도들의 염원이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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