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정토마을 자재병원장 능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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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정토마을 자재병원장 능행 스님
  • 송희원
  • 승인 2022.10.24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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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참 편안하고 예뻐요
적멸보궁 간월사 법당의 아미타부처님 앞에서 기도하는 능행 스님. 
스님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있도록 매 순간 간절히 기도한다. 

스위스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이곳. 간월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에 불교계 최초의 호스피스 전문병원인 정토마을 자재병원이 있다.

재단법인 정토사관자재회의 이사장이자 정토마을 자재병원장 능행 스님은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의 죽음을 30여 년 동안 배웅해 왔다. 깨달음을 성취하는 ‘상구보리(上求菩提)’와 중생을 제도하는 ‘하화중생(下化衆生)’에 따라 수행과 돌봄을 실천하며 지금도 생애 마지막 간절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있을 능행 스님을 정토마을 자재병원에서 만났다. 

 

호스피스, 또 다른 생을 위한 희망의 비전

정토마을 자재병원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대상자인 환자들이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전문병원이다. 불교계 유일의 독립형 호스피스병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한·양방 의료진이 환자의 통증을 완화해 주고, 스님과 영적돌봄가들이 상담과 돌봄 프로그램으로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영적 고통을 덜어 준다. 그리고 임종의 순간과 임종 직후에 환자가 편하게 머물다 떠날 수 있도록, 환자의 가족은 죽음을 애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준다. 스님의 표현대로 이곳은 생의 끝자락에서 그다음 여정으로 떠나는 ‘삶의 종착역’과도 같은 곳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환자들이 집중해서 짐을 쌀 수 있도록 도와줘요. 버려야 할 것, 가져가야 할 것 등을 잘 구분해서 짐을 쌀 수 있도록요. 또 어디로 가면 되는지 비행기표도 끊어 주고, 또 잘 가는지 중간중간에 기도하며 확인해 주고요. 마지막까지 환자들은 질병과 고통의 고해에서 극락세계 왕생으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잘 건널 수 있도록 배웅해 주고, 남은 가족들도 잘 챙겨 주는 것이 호스피스 영적돌봄 활동가들의 역할이에요.”

불교 호스피스에는 타종교 호스피스와 다른 특별함이 있다. 보통 임종하면 고인을 영안실로 바로 옮긴다. 그런데 정토마을 자재병원은 고인의 몸이 다 식을 때까지 최소 8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까지 임종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게 한다. 임종 시 심장은 멈춰서 생물학적으로는 사망하더라도 우리의 의식은 몸속에 그대로 담겨 있다.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가 완벽하게 제거될 때까지, 의식이 몸으로부터 떠날 수 있도록 스님들이 안내하고 도와주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티베트 사자의 서』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죽음의 환경이 훼손되지 않고 환자가 고요히 맑고 깨끗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유지해 줘요.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직접 죽음을 직면하면서 ‘죽음이 참 편안하네’, ‘죽음이 참 예쁘네’라며 죽음에 대한 막연했던 불안과 공포를 거두게 되죠. 이런 특별함 때문에 ‘죽어서 바로 냉장실에 들어가지 않고 내 몸에서 의식이 다 빠져나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싶다’, ‘죽고 난 뒤에도 내 몸이 존엄하고 귀하게 다뤄지고 싶다’, ‘가족들과 함께 충만한 여정을 보내고 싶다’며 종교와 상관없이 전국에서 이곳으로 찾아오죠.”

능행 스님은 환자 생전에도 죽음 앞에서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 깨어 있도록 환자와 함께 특별한 전략을 세운다. 건강하다가 갑작스레 암 말기 판정을 받은 이들은 평소 수행을 거의 하지 않았기에 죽으면 어떻게 되고, 어디로 갈 건지 등을 스님에게 묻는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극락세계에 초점이 맞춰진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스님이 권하는 것은 다음 생에 대한 확신, 왕생에 대한 믿음, 그리고 “누구든지 극락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고 아미타불에 대한 믿음으로 염불하면 극락세계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정토 신앙을 심어 준다. 

스님은 삶뿐만 아니라 죽음에도 전략과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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