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후·평화’ 세계참여불교연대 한국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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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기후·평화’ 세계참여불교연대 한국서 논의
  • 최호승
  • 승인 2022.10.2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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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식되지 않은 전쟁, 현재진행형인 기후위기와 팬데믹 그리고 닿을 듯 닿지 않는 평화…. 불교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분열에 어떻게 참여하고 연대하며 실천을 해야 할까? 답을 구하고자 전 세계에서 한국을 찾는다.

세계참여불교연대(International Network of Engaged Buddhists, INEB)는 10월 23일부터 30일까지 경북 문경 정토회 선유동연수원과 서울 정토사회문화회관, 청도 운문사에서 제20차 컨퍼런스를 한국에서 개최한다. 2003년 이후 19년 만에 두 번째로 한국에서 열리는 컨퍼런스는 공동 주최했던 2003년과 달리 이번엔 수행공동체 정토회가 단독 주최한다.

‘분열된 세계계에서의 불교; 평화, 지구환경, 팬데믹’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세계 20개국에서 150여 명이 넘는 사회 참여 불교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댄다. 이들은 전쟁과 기후환경 위기, 팬데믹 등 분열과 대립 현상을 토론하고, 불자(Buddhist)로서 ‘세계 평화구축과 지구환경 개선, 그리고 통합과 화해’를 위해 ‘어떻게 활동을 해나갈 것인지’ 함께 모색하고 공동 실천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주요 일정은 청도 운문사 워크숍, 컨퍼런스 그리고 서울에서 열리는 공개 심포지엄이다. 10월 26일 한국 비구니 교육의 본산인 경북 청도 운문사에서는 ‘21세기 비구니의 연대의식’을 주제로 워크숍이 진행된다. 비구니 제도를 인정하지 않는 동남아시아불교의 테라와다 전통에서 볼 때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주제라는 게 정토회의 설명이다. 워크숍에서는 운문사의 동호 스님과 태국의 담마카말라 스님, 부탄 비구니재단(Bhutan Nuns Foundation)의 설립자이자 초대 사무총장인 타시 장모(Tashi Zangmo) 박사가 패널로 참석한다.

담마카말라 스님은 태국 송틀라에 있는 티파야사탄담마 비구니 아라마아라마(Thippayasathandhamma Bhikkuni Arama) 사원에서 아동 폭력 예방을 위한 인식 제고와 지역 사회의 종교간 대화를 진행하는 스님이다. 2018년 BBC 선정 100명의 여성 중 한 명인 타시 장모 박사는 셔링 양돈(Tshering Yangdon) 후원으로 부탄 비구니재단을 설립, 첫 사무총장이 된 불교 활동가다. 이 재단은 부탄의 소녀와 여성을 교육하고 힘을 실어주어 농촌 마을의 생활 조건과 경제적 활력을 향상하는 게 목표다.

10월 27~28일에는 ‘분열된 세계에서 불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본 행사인 제20차 컨퍼런스가 열린다. 이 주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 평화의 문제, 지구환경, 팬데믹으로 초래된 각종 분열과 빈부격차 등 인류의 생존 문제에서 세계 불교의 구체적 역할을 고민해보는 자리다. 10월 28일에는 ‘성평등과 사회 포용성, 변화를 위한 교육, 정신 건강과 불교 사제 정신, 디지털 보디사트바, 불교사원에서 아동보호’를 주제로 분과별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조 발제는 INEB 이사이자 미얀마 자비개발재단 전 사무국장인 사이 샘 캄(Sai Sam Kham)이 맡았다. 패널토론에는 조계종 전 화쟁위원장이자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상임대표인 도법 스님과 스리랑카 와폴라 라훌라(Walpola Rahula) 불교연구소의 전무 이사 갈칸데 담마난다 테라(Galkande Dhammananda Thera) 스님, 호주 멜버른의 불교 평화펠로우십지부 설립자 질지린 제임슨(Jill Jirin Jameson), 윈토모 챤드라(Wintomo Tjandra), 찬다랑시 시소반(Chanthalangsy Sisouvanh) 등이 참여한다.

컨퍼러스에 참여하는 패널들은 각자가 자리한 위치에서 불교를 사회 활동을 회향하는 실천가들이다.

사이 샘 캄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에라스뮈스 대학 국제사회연구소의 박사 후보다. ‘상품 및 랜드 러쉬와 체제: 글로벌 사회 생활의 5가지 영역 재편(RRUSHES-5)’ 프로젝트의 회원인 그는 농촌 토지 정책이 어떻게 미얀마 국가 정치 체제 전환의 성격과 궤적을 형성하는지와 그 반대의 경우도 연구 중이다. 미얀마의 자비 개발 재단의 전 사무국장이자 INEB 이사다.

INEB의 자문위원인 갈칸데 담마난다 테라스님은 스리랑카의 와폴라 라훌라(Walpola Rahula) 불교 연구소의 전무 이사로서 포용적이고 다원적인 사회를 조장하며 사회 정의 및 조화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스님은 수년 동안 사회 정의 및 치유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종교 지도자들과 대화를 해왔으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대화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25년 이상 미얀마에서 평화 구축 및 갈등 해결을 위한 강사로 일해온 질 지린 제임슨(Jill Jirin Jameson)은 일생의 대부분을 평화 운동가로 살며 선불교의 전통을 실천 중이다. INEB 자문위원이며 1993년에는 호주 멜버른에서 불교 평화 펠로우십 지부를 설립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기반을 두고 불교 Tzu Chi 인도네시아 재단에서 근무하는 윈토모 챤드라는 인도네시아 불교 학생 연합(HIKMAHBUDHI)의 고문이자 INEB의 집행 위원회 위원이다.

찬다랑시 시소반은 라오스 농촌진흥청(RDA)의 설립자이자 사무국장이다. RDA는 2009년 PADETC(참여형개발훈련센터)에서 설립된 라오스 기반의 비영리 사회적 기업이다. 찬다랑시는 청소년 역량 강화 및 시민 참여에 대한 열정으로 2014년 미국 국무부로부터 동문 영향력상을 받았다.

10월 29일 심포지엄은 사실상 INEB 컨퍼런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로 최근 개관한 정토사회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컨퍼런스 동안 다뤄진 내용을 갈무리하는 한편 앞으로의 공동 실천계획을 발표하고, 불교계뿐만 아니라 이웃종교, 타 분야 인사들을 초청해 다 함께 평화롭게 화합하며 사는 방법을 논의한다. 이 행사에는 특별히 경동교회 원로목사인 박종화 목사의 축사가 있을 예정이다.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은 하르샤 나바라트네(Harsha Navaratne)가 한다. 하르샤 나바라트네는 주 캐나다 스리랑카 대사이자 유엔 평화대학(UPEACE) 자문위원회의 집행위원이다. 패널로는 한국기독교민주주의재단 이사장인 안재웅 박사, 스리랑카 비구니제도 복원에 앞장서고 있는 카우파하나 피야라타나 테로(Kaupahana Piyaratana Thero) 스님, 주한 핀란드 대사 페카 메쪼(Pekka Metso), 라오스 여성운동가 슈이-멩 응(Shui-Meng Ng), 그리고 태국 트랜스젠더연합(Thai TGA)의 공동 창립자인 후아 부냐피솜파른(Hua Boonyapisomparn) 등이 참여한다. 특히 패널 중에 슈이-멩 응(Shui-Meng Ng)은 2012년 라오스 정부에 의해 사회운동가이자 환경운동가인 남편 솜밧 솜폰(Sombath Sophone)이 강제 실종되어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10월 30일 INEB 이사회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는 이번 한국 대회에는 팬데믹이 계속되는 상황임에도 각국에서 참가 열의가 높았다는 전언이다. 최근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점도 작용했지만, INEB에서 매년 파견하는 ‘정토회 견학 방문단’의 만족도가 컸기 때문이라는 게 정토회의 설명이다.

INEB는 정토회를 INEB 설립 취지와 지향에 가장 잘 부합하는 모델로 보고 있다. 불교 전법의 확대와 사회 참여 불교 활동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법륜 스님의 사상과 정토회의 활동이 좋은 지침이 될 것이라며 세계 참여불교 불자들의 정토회 견학 방문단을 추진한 바 있다.

정토회 지도법사이자 INEB의 고문인 법륜 스님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7박 8일 일정으로 정토회 견학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그렇게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스리랑카, 인도, 부탄,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 승려와 불교 활동가 120여 명이 정토회를 방문했다.

“지난 몇 년 동안 INEB 컨퍼런스 개최 요청을 받아왔지만, 팬데믹으로 미뤄지다 올해 개최할 수 있어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라는 김은숙 정토회 대표는 “2022년 현재 우리 앞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난민 문제, 팬데믹과 양극화, 젠더 갈등, 기후변화 위기 등 어느 한 단체나 국가, 어떤 특정 종교가 해결할 수 없는 시대의 난제들이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INEB 컨퍼런스에 뜻있는 분들이 모여 ‘분열된 세계에서 불교의 역할’을 모색해보고 공동 행동을 약속하는 자리를 갖게 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INEB은 1989년 태국에서 아쟌 슐락 박사, 불자들, 일반 지식인, 사회 활동가들이 함께 설립했다. INEB은 방콕에 기반을 둔 Sathirakoses-Nagapradeepa Foundation 재단 산하의 독립단체로 운영되며, 해를 거듭할수록 전 세계(아시아, 유럽, 북미, 그리고 호주) 25개 국가에서 개인 및 단체 참여가 늘고 있다. 다양성을 기반으로 사회 참여 불교에 대한 이해가 시작됐으며, 건강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사회 활동과 개인의 불교 수행을 통합하는 게 핵심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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