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엔 비움과 채움이 있는 가을 정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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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엔 비움과 채움이 있는 가을 정원으로
  • 최호승
  • 승인 2022.10.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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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대 정원'으로 꼽히는 안동 봉정사 영산암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김지호
'한국의 10대 정원'으로 꼽히는 안동 봉정사 영산암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김지호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10월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가을 정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닫힌 듯 열린 마당, 가을 정원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 있다. 한국관광공사를 따라 사색의 계절 가을을 음미하는 그곳으로 구석구석 들어가 본다.

한국관광공사의 추천 여행지는 ▲봉정사 영산암(경북 안동) ▲월연정(경남 밀양) ▲운림산방(전남 진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옥상정원(경기 과천) ▲로미지안가든(강원 정선) ▲수생식물학습원(충북 옥천) 등 총 6곳이다. 개방 시간과 관람 방법 등 세부 정보는 각 지자체나 관광안내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웹사이트에 게재된 설명에 따르면 안동 봉정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에 등재된 사찰이다. 우리나라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극락전(국보)과 조선 전기 건축양식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웅전(국보)이 유명하다.

발길이 봉정사에 그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한국의 10대 정원’으로 꼽히는 봉정사 부속 암자 영산암이 그곳에 있어서다. 영산암 정문은 ‘꽃비가 내리는 누각’ 우화루(雨花樓)다.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설법할 때 꽃비가 내렸다는 이야기에서 따온 이름인데, 암자 이름 영산암 역시 영축산(=영산)에서 유래했다. 우화루를 지나면 눈에 들어오는 영산암 마당에는 소나무와 배롱나무, 맥문동 같은 화초가 어우러져 무심한 듯 아름다운 정원을 이룬다. 툇마루에 앉아 하염없이 바라보는 마당 정원이 각별하다. 영화 <나랏말싸미>,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동승>이 영산암에서 촬영했다.

월연대 일원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이범수
월연대 일원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이범수

경남 밀양의 월연정(월연대)는 담장 너머에 밀양강이 흐른다. 밀양강과 단장천이 만나는 절벽 위에 있는 정자이며, 조선 중종 때 한림학사를 지낸 월연 이태가 지었다. 이태는 개혁을 주장하던 선비들이 무더기로 죽거나 파직당하는 모습에 벼슬을 버리고 낙향, 월연대와 쌍경당을 짓고 별장으로 삼았다. 쌍경당과 제헌, 월연정 등을 아울러서 ‘월연대 일원(명승)’이라고 한다.

진도에는 ‘남종화의 대가’라 불리는 소치 허련이 말년에 낙향해서 지은 화실 ‘운림산방(雲林山房, 명승)’이 있다. ‘첩첩산중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뜻인데, 안개 구름 숲을 눈에 담기에 최적의 명소다.

운림산방 전경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김지호
운림산방 전경 ⓒ한국관광공사 사진갤러리_김지호

1856년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허련은 고향 진도로 돌아와 풀을 엮어 운림각(지금의 운림산방)을 지었다. 마당에 연못을 파고 가운데 섬을 만들어 배롱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리고 연못 주변으로 정원을 꾸몄다. 이곳에서 허련은 생을 마칠 때까지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운림산방이 더욱 화사하다. 허련은 이곳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옥상정원은 수도권에 거주한다면 가을 정원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마침 옥상정원에서 ‘시간의 정원’ 전시를 진행 중이다. 옥상정원을 재생 대상으로 공모, 조호건축(이정훈 건축가)의 ‘시간의 정원’이 당선돼 6월 29일부터 선보이고 있다. 미술관의 대표작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을 감상하며 1층부터 3층에 올라 옥상정원으로 향하는 게 정석이다.

강원도 정선에는 오로지 아내를 위한 정원이 있다. 남편이 아내를 위해 직접 나무를 심고 10년을 가꾼 정원이자 2017년 일반에 공개된 정원, 로미지안가든이다. 사랑하는 아내의 애칭 ‘로미’와 손진익 대표 자신의 호 ‘지안’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정선 여행을 왔다가 자연에 마음을 빼앗겼고, 천식을 앓던 아내가 숙면하는 것을 보고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예약자를 대상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선정 2021년 ‘추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됐다.

충북 옥천에 자리한 수생식물학습원은 2020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가을 비대면 관광지’로 선정된 곳이다. 코로나19로 유명해졌고,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라는 별칭이 더 어울리는 곳이다. 전망대에 올라 수생식물학습원과 대청호를 내려다보면 별칭이 어울리는 이유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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