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습니다]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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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습니다] 성찰
  • 윤남진
  • 승인 2022.10.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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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순례길> 스틸컷

순례의 이런저런 마음

수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어느 TV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티베트의 메리설산(梅里雪山 6,740m)을 순례하는 과정을 찍는 것이었습니다. 티베트인들이 꼭 한 번은 순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지입니다. 당시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던 딸아이와 함께 순례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정말로 길고도 험한 순례길이었습니다. 순례길 곳곳마다 불교 상징물들이 있었고, 오가는 길마다 티베트 순례객들과 마주쳤습니다. 우리 순례길을 안내한 분도 그렇고 대부분의 티베트 순례자들은 걸을 때 입에서 ‘옴마니반메훔’을 멈추지 않고 염송했습니다. 대여섯 살 어린아이에서 칠팔십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입에 밴 듯했습니다.

우리 일행은 촬영 장비를 비롯해 많은 보조장비가 함께 움직여야 했기에 중간중간 말을 타고 가기도 했지만, 티베트인들은 대부분 모든 순례 물품을 짊어지고 오직 두 발로 걸어서 다녔습니다. 가족 단위로 다니는 경우가 많았는데 갓난아이를 업고 순례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힘든 기색 없이 즐겁게 걷는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무엇이 저들에게 순례의 힘이 솟게 하는가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됩니다. 순례길에 대한 진정한 믿음이 더 크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순례길에 만나는 그 깊고 높은 산중의 마을들을 볼 때면 이런 의문도 생깁니다. 이런 마을은 처음에 어떤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와서 살게 됐을까? 세파를 피해서 들어왔는지 아니면 어떤 믿음을 다지며 살기 위해서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도 마을에 들어가서 거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진실하게 사는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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