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신화] 자기 이익도 못 챙기는 이기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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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신화] 자기 이익도 못 챙기는 이기주의자
  • 동명 스님
  • 승인 2022.10.14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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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으로 꺼져가는 데와닷따의 모습. 태국 핫야이(Hatyai)의 체디 트라이포프 트라이몽콘 사원(Chedi Traiphop Traimongkhon Temple)의 벽화. 

이기주의자가 손해를 감수하는 이유

머리가 둘이고 몸이 하나인 새가 있었다. 아니 두 마리의 새가 하나의 몸을 공유하고 있었다고 해야 옳다. 한 마리(머리)의 이름은 가루다였고, 또 한 마리(머리)의 이름은 우바가였다. 어느 때 우바가가 잠들어 있는데, 가루다는 깨어 있었다. 마두가 나무에서 꽃이 한 송이 떨어지자 가루다는 생각했다.

‘저 맛있고 향기로운 마두가 꽃을 내 입으로 먹더라도 우리는 한몸이기 때문에 나와 우바가가 함께 기갈을 면하게 되고 기운을 얻게 되리라. 나와 우바가를 위해서 저 맛있고 향기로운 마두가 꽃을 먹어야겠다.’

가루다는 자신과 우바가를 위해 마두가 꽃을 섭취했다. 향기롭고 미묘한 기운에 잠을 깬 우바가는 가루다에게 물었다.

“내 배 속에서 맛있고 향기로운 기운이 올라오는구나. 어찌 된 일이냐?”

“네가 잠들어 있을 때, 내 머리 옆으로 마두가 꽃 한 송이가 떨어졌다. 이에 나는 이 꽃을 내 입으로 먹더라도 우리는 한몸이므로 너와 내가 함께 기갈을 면하게 되고 기운을 얻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너의 단잠을 깨우지 않고 그 꽃을 먹었다.”

우바가는 화가 났다. ‘맛있는 것을 얻고서 내게 알리지 않고 혼자서 먹었단 말이지. 반드시 앙갚음해야겠다.’

어느 날 가루다가 잠들어 있을 때 홀로 깨어 있던 우바가는 가루다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일부러 독초를 먹었다. 독초를 먹으면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가루다에게 앙갚음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몸을 공유하고 있던 가루다와 우바가는 함께 죽고 말았다. 

『불본행집경』에 등장하는 이 이야기에서 가루다는 붓다의 전생이고, 우바가는 데와닷따의 전생이다. 

바보 같은 이기주의자들은 우바가와 같다. 바보 이기주의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남에게는 손해를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이 자신에게도 손해라는 것을 잘 모르거나, 손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싶은 욕망과 분노 때문에 자신에게도 해로운 일을 저지르는 것이다.

『불본행집경』, 동국역경원, 427~428쪽.  

 

승단을 분열시키기 위한 데와닷따의 제안

마가다국 사람들 사이에 데와닷따가 아자따삿뚜 왕을 이용해 스승을 죽이려 했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자, 데와닷따는 설 자리가 없어졌다. 데와닷따의 야욕을 확인한 아자따삿뚜는 붓다에게 귀의했고, 데와닷따에게 음식을 보내는 일을 그만뒀으며, 웬만해선 거르지 않던 문안 인사도 하지 않았다. 데와닷따가 탁발을 나와도 마을 사람들은 음식을 보시하지 않았다.

궁지에 몰린 데와닷따는 자기 깐에는 신묘한 방안을 생각해냈다. 그는 붓다를 찾아가 말했다.

“부처님, 우리 승단이 커지면서 비구들이 점점 나태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승가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다음과 같은 율법을 제안합니다.”

첫째, 평생토록 숲속에서만 생활하고 사원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

둘째, 오직 탁발을 통해 얻은 음식만을 먹어야 한다. 공양청을 통해 재가자의 집에서 음식을 먹는 것은 범계 행위가 된다.

셋째, 분소의나 남들이 입다 버린 누더기로만 가사를 만들어 입어야 한다. 재가자가 새 천으로 만들어준 의복을 입으면 범계를 저지른 것이다.

넷째, 나무 아래서만 머물러야 하고, 지붕이 있는 집에서 자는 것은 범계 행위다.

다섯째, 어떤 경우에도 고기와 생선을 먹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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