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재,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가 함께하는 수승한 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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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륙재,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가 함께하는 수승한 법회
  • 불광미디어
  • 승인 2022.07.2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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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

미등 譯著 | 232쪽 | 25,000원

 

수륙재(水陸齋)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어디 어디 사찰에서 수륙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이고, 절에 여러 사람이 모여서 뭔가 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보신 적도 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종교는 고유한 의례를 갖고 있습니다. 불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승가에서 행해지는 의례도 있겠지만 사십구재(四十九齋) 같이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의례도 있습니다. 모든 종교 의례가 그러하듯, 불교 의례 또한 의례라는 형식을 통해 불교가 갖고 있는 세계관, 가치관, 가르침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불교에서 행해지는 여러 의례 가운데 의례의 이러한 목적이 특히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바로 수륙재입니다.

수륙재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수륙재는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의 생명 존엄 사상을 바탕으로, 육도(六道)를 윤회하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공양하는 불교 의례입니다. 달리 말해 수륙재는 모든 생명 있는 존재와 고혼(孤魂)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일종의 법회(法會)입니다. 수륙재는 고려 시대에 전래된 후 조선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3년에는 국가 무형 문화재로 지정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와 같이 수륙재는 중생 구제라는 불교의 근본 지향을 품고 있고, 오랫동안 한국인의 삶과 함께해 온 면면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문화재적 가치까지 가진 의례입니다. 불교에 대한 관심에서든, 한국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든 수륙재는 오늘날의 우리들도 충분히 눈여겨 볼만합니다.

그렇다면 수륙재의 진면모를 만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 이 의례의 근간이 되는 어떤 문헌을 찾아 살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침 그런 것으로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라는 문헌이 있습니다.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는 수륙재에 사용되는 의례문을 모은 것으로, 조선 시대에 널리 간행유통되면서 오랫동안 한국 불교에서 수륙재 설행의 근간이 되어 왔습니다.

불광출판사에서 펴내는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는 수륙재에 대한 상세한 개관, 무량사 판본 <수륙무차평등재의>의 한문 원문, 그리고 한문 원문에 대한 쉽고 유려한 우리말 번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책은 수륙재라는 의례로 현현하는 불교의 깊은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며, 특히 수륙재라는 불교 전통 의례에 관심을 가진 분들을 수륙재의 세계로 안내하는 가장 충실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 그러면 제가 좋아하는 이 책의 한 구절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칠까 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가 함께하는이라는 구절을 볼 때마다 저는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여러 가지 상념에 사로잡히곤 했습니다.

오늘 밤 크게 보시바라밀을 수행하는 모인(某人)이 넓고 큰 원을 발하여 무차평등한 자비를 일으켜 수륙의 특수한 법규에 따라 죽은 자와 살아 있는 자가 함께하는 수승한 법회를 열고자 하옵니다. 시방세계의 여러 성인과 삼계(三界)의 여러 성인이시여! 부디 가피를 내려 주시어 모든 의식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_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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