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절로 소확행#] 다다익선多茶益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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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소확행#] 다다익선多茶益善
  • 최호승
  • 승인 2022.05.0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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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채우니, 차 한 잔 하고 가시게”
지리산 화엄사 구층암 뒤엔 너른 야생차밭이 있다. 가는 길에 구층암 모과나무 기둥을 보시라. 

5월이다. 햇차의 계절이다. 

양력 4월 20일 곡우(穀雨)엔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는 말이 있다. 이 곡우를 전후로 차나무 최초 재배지로 알려진 하동과 쌍계사 차밭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차밭을 일구는 손길이 바빠진다. 벚꽃 필 때쯤 차나무가 파릇한 새순을 틔우고, 일손은 찻잎을 따고 덖기 때문이다. 특히 곡우 전 수확한 찻잎으로 만든 차는 상품(上品)으로 일컫는다. 차 상품에 ‘雨前(우전)’이라고 쓰여있다면, 가장 어린 새순으로 만든 차라는 뜻이다. 

본격적인 차의 계절이다. 싱그러운 초록빛 찻잎을 눈으로 음미하고, 따뜻한 차 한 잔으로 가슴을 데울 도량이 우리를 기다린다. 응송 박영희 스님에게 ‘다도전게(茶道傳偈)’를 받아 초의 스님이 정립한 우리 전통 차 ‘초의차’ 이론과 제다법을 이어받은 박동춘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이자 한국전통문화대학 겸임교수에게 자문받았다. 

 

차나무는 어디에서 먼저 자랐나

하동 쌍계사는 차나무를 심어 처음으로 재배한 곳으로 널리 알려졌다. 『삼국사기』 흥덕왕조에 828년(흥덕왕 3) 김대렴이 당나라에서 차나무의 씨앗을 가져와 왕의 명으로 지리산 일원에 처음 심었다고 한다. 그 후 선사 진감 스님이 차나무를 번식시켜 본격적으로 차가 보급되었단다. 고려시대에는 문장가 이규보(李奎報, 1168~1241)가 하동 화개에 차 맛을 보러 갔다가 백성들이 차 공납으로 고통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다고. 스님과 교유(交遊)해온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도 쌍계사의 만허 스님에게 직접 차를 얻어 마시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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