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 첫 설법 “언 세계 녹이는 화합이 호국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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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정 첫 설법 “언 세계 녹이는 화합이 호국불교”
  • 최호승
  • 승인 2022.03.3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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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서울 조계사 대웅전서 추대법회 봉행
종정 추대법회 법좌에 오른 성파 스님, 조계종 홍보국 제공
종정 추대법회 법좌에 오른 성파 스님, 조계종 홍보국 제공

“호국불교는 언 세계에 불어넣는 따듯한 화합의 기운입니다.”

문자로 기록된 법어는 문자로만 남았다. 조계종 종정 추대법회 법좌에 오를 성파 스님의 법어는 사전에 공개됐다. 게송 ‘심외무법 만목청산(心外無法 滿目青山)’으로 마음의 중요성을 설하는 법어는 불교용어를 모르는 이에겐 어려웠다. 하지만 준비된 법어 대신 즉설을 택했고, 법어는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다가왔다.

성파 스님이 3월 3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일원에서 봉행한 ‘중봉 성파 대종사 제15대 종정 추대법회’ 법좌에 올라 사부대중을 향해 첫 번째 법어를 설했다. 성파 스님은 호국불교의 참 의미를 강조했다.

“호국불교라고 할 때 어떤 것이 ‘호국’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부터 불교는 토목, 건축, 조각, 미술 등 모든 생활문화에서 민족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했습니다. 뿌리 깊은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지키고 이어나가 발전시켜야 국태민안의 종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산에서 염불과 참선을 하지만 결국 국가와 사회에 기여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불교는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대통령 선거 후 깊어진 갈등, 강원 산불과 기후위기, 높은 자살률 등 사회적 의제가 많다. 성파 스님은 종정 추대법회 전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정신문화의 축으로서 불교의 역할을 재차 언급했다.

“계절은 봄이 됐지만, 우리 마음에는 여전히 차가움이 가득합니다. 얼어붙어 있는 이 세계에 따뜻한 화합의 기운을 불어넣어 우리 사회 모두의 마음에 웃음꽃을 피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 불자들의 의무와 책무입니다. 명심하세요. 추대법회를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 출발하는 기점으로 삼았으면 합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불법을 상징하는 지팡이인 법장을 봉정받는 성파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불법을 상징하는 지팡이인 법장을 봉정받는 성파 스님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대원 스님이 봉정한 불자(拂子, 번뇌를 털어내는 상징적 의미의 불구)가,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봉정한 법장(法杖, 불법을 상징하는 지팡이)이, “갈등과 대립으로 갈라진 물줄기를 한곳으로 흐르게 하고 상처난 사람의 마음에 진실의 대비(大悲, 부처의 큰 자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의 추대사가, “전쟁의 참화 재현, 인류를 위협하는 감염병 창궐로 피폐해진 삶은 인간의 이기심이 빚어낸 참극이다.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일상으로 회향하는 새로운 희망을 위해 더 결집하겠다”라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추대법회 봉행사가, 법좌에 등단을 청한 사부대중의 마음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성파 스님과 종정 추대법회에 함께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조계종 홍보국 제공
성파 스님과 종정 추대법회에 함께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조계종 홍보국 제공
통도서 서운암에서 친견한 옛 인연을 언급하며 성파 스님의 종정 추대법회를 축하한 문재인 대통령
통도사 서운암에서 친견한 옛 인연을 언급하며 성파 스님의 종정 추대법회를 축하한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이날 추대법회에 참석, 성파 스님의 종정 추대식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통도사 서운암에서 친견한 옛 인연을 언급하며 축사를 읽어내려갔다.

문 대통령은 “(성파 스님은)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불경 보살’의 정신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강조하셨다”라며 “그 가르침대로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불교계 한 축을 담당하는 각계각층의 헌사도 이어졌다. 성파 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실천하고 행동하는 불자를 다짐한 것.

“‘공덕의 숲을 키워 놓으면 온갖 생명과 벌, 나비가 날아들어서 중생을 복되게 한다’라는 말씀처럼 사부대중 모두 원력보살이 되어 대자비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할지라도 온 중생을 고통의 바다에서 건져내려는 이 정진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전국비구니회 회장 본각 스님)

“조계종 신도대중은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긍정적 안목으로 부처님과 같이 살겠습니다. 생명과 평화, 문화와 전통을 일구는 원력보살로 살아 저희들의 공업으로 세상을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불국토를 만들어 가는 주인공은 바로 자비를 실천하는 저희들임을 굳게 새겨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 주윤식)

한편 종정은 조계종의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 권위와 지위를 가진 정신적 지도자다. 추대법회 법좌에 올랐던 성파 스님은 향후 5년간 조계종의 법과 신성을 상징한다. 글. 최호승 사진. 정승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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