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문중 도량에서는 미국 위산사가 열린 후 매년 미륵부처님의 탄신일을 기념해 일제히 특별 법회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륵부처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주말에 미국 위산사와 금림사를 비롯해서 한국 청주 보산사, 분당 보라선원에서도 미륵부처님의 탄신 법회를 합니다. 영화 스님 말로는 미륵부처님이 위산사가 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겨울 선칠이 끝나자마자 우리는 다 함께 미륵부처님의 탄신일을 기립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미륵부처님은 지금 도솔천에 앉아서 사바세계의 다음 부처님으로 태어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때 미륵부처님은 이 세상에 태어나 다섯 번째 부처님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미륵부처님이 언제 이 세상에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의 출현은 중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천주교인, 비불교인이나 외도는 미륵부처님이 다음 예수님이라고 믿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자기가 미륵보살의 화신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미륵부처님이 300년 안에 여기 태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이들은 수백만 년이 있어야 미륵부처님이 오신다고 말합니다.

이렇듯 미륵부처님이 언제 이 세상에 오실지 관심이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미륵보살님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 수행하는 과정을 거쳐서 득도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그는 중생을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이를 용화법회(龍華法會)라고 부릅니다. 그때 그의 첫 번째 법회는 96억 명이 아라한이 되거나 깨달음을 얻을 것이고, 두 번째 법회는 94억의 중생이 아라한이나 그 이상, 세 번째 법회에서는 92억 명의 중생이 성자로 증득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엄청나게 많은 이들을 제도(濟度)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지금 출가하면 미륵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실 때, 같은 시대에 태어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도 성자로 증득할 것입니다. 어떤가요? 성자로 증득하는 것이 그렇게 수월할 수도 있다니, 여러분도 관심이 있나요?

혹시라도 우리가 서방극락정토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미륵부처님이 이 세상에 언제 나타날 것인가는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미륵부처님의 시대에 태어나는 것보다 서방극락정토에 태어나는 게 훨씬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가 관건입니다. 그런 이유로 여러 사람이 각기 다른 숫자를 내놓습니다.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미륵부처님의 시대에 태어날 수 있게 계획을 세우려나 봅니다. 그렇다면 미륵부처님은 이 세상에 정말로 언제 오는 걸까요?

석가모니 부처님은 우리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시대에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평균 수명이 60세라면, 그게 10살이 될 때까지 100년에 1년씩 줄고 있습니다. 그 후 다시 증가할 것입니다. 그것이 이 세상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다시 수명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100년 후 10세, 그다음 100년 후 11세 이렇게 말입니다. 그렇게 평균연령이 8,000년에 도달하면 그때 미륵부처님이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미륵부처님이 나타나려면 최소 800만 년이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평균 수명이 10세에 도달하면 세상에 나쁜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합니다. 많은 재앙이 일어나고, 이 세상의 일부는 폭발해버릴 것입니다. 우리의 수명이 증가하는 동안 세상은 그렇게 파괴된 후 스스로 재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듣기로 불보살님들은 매우 매우 자비로워서, 여러분을 구할 수 있는 많은 길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800만 년을 기다리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신 이번 생에 꼭 정토에 가고 싶습니다. 서방극락정토 외의 다른 정토에서도 일생 내에 부처가 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미륵부처님이 계시는 도솔천은 천상이지만 그곳도 정토라고 합니다. 세상엔 수많은 정토가 존재하며, 이들 정토는 제각기 다 다릅니다.

하지만 정토에 가고 싶다면 서방극락정토에 가는 것이 더 낫습니다. 서방극락정토에 도달하면 우리는 일생 내에 부처가 될 수 있고, 다시는 괴로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게다가 여기서 제일 중요한 문제는 어떤 정토에 가는 게 좋은지가 아닙니다. 과연 우리가 거기 도달할 수 있는가가 관건입니다. 그러므로 석가모니 부처님은 우리 같은 사바세계의 존재에게 아미타 부처님의 서방극락정토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한 겁니다. 우리는 우리와 인연이 가장 깊은 아미타 부처님의 정토에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떤 정토도 서방극락정토보다 더 장엄한 곳은 없다고 합니다. 아미타 부처님께서 부처가 되기 전에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정토에 대해서 관(觀)을 한 후, 자신의 정토는 다른 어떤 정토에 비해서도 무상(無上, unsurpassed)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여기서 무상이란 그보다 더 나은 게 없다는 뜻입니다.

요즘 시대에는 대만이든, 티베트든 많은 사람이 정토법 수행을 하면서, 정토왕생이 매우 쉽다고 말합니다. 재가자들조차도 “내가 당신을 정토에 보내줄 수 있다”고 말하고 다닙니다. 영화 스님은 제자들에게 누구든 그렇게 말하면 믿지 말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들었습니다. 그런 자들은 정토에 갈 기회가 없으며, 그런 것은 정토법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도 서방극락정토에 가려는 노력을 쉬지 말라고 했습니다. 정토왕생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다했는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는지 자신에게 물으라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많은 사람은 큰 노력과 시간을 들여서 수행하지만, 그 수행의 최종 목적지도 뚜렷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평생 최선을 다해서 수행했다면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래서 혹시라도 이번 생에 깨달을 수 있는 확신이 없거나, 그것이 어렵다고 느껴지신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미륵부처님을 800만 년 기다리셔도 됩니다. 하지만 이번 생 끝에 바로 도달할 수 있는 서방극락정토에 대한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참고법문: 영화 선사의 ‘미륵부처님(Maitreya Buddha)’ 법문(2018년 2월 11일)

현안(賢安, XianAn) 스님
미국에서 영화 선사(永化 禪師, Master YongHua)를 만나 참선을 접한 후 정진해왔으며, 2015년부터는 ‘공원에서의 참선(Chan Meditation in the Park)’이라는 모임을 캘리포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이끌었다. 그후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사업을 정리하고 미국 위산사(潙山寺, Wei Mountain Temple)에서 그를 은사로 출가했다. 2020년 한국으로 돌아와 청주 보산사를 거쳐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 Jeweled Conch Seon Center)의 개원을 도우며, 정진 중이다. 현재 문화일보, 불광미디어, 미주현대불교 등에서 활발히 집필하며, BBS불교방송 라디오에서도 활동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