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이슈 있수다] 크리스마스 캐럴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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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이슈 있수다] 크리스마스 캐럴 캠페인?
  • 최호승
  • 승인 2021.12.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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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미디어는 뉴스레터 형식의 ‘이슈 있수다’에서 불교계 뉴스 가운데 이슈를 골라 소개합니다. 분초를 다투고 쏟아지는 많은 뉴스 속에 꼭 되새겨볼 만한 뉴스를 선정, 읽기 쉽게 요약 정리해 독자들과 수다를 나누듯 큐레이션 합니다.

이슈 있수다
1. 캐럴과 문재인 대통령
2. 전두환과 5·18 항쟁 주역 스님

문화체육관광부가 크리스마스 캐럴 캠페인에 나서자 불교계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어요. 규탄 성명에 이어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했다네요. 전 대통령 전두환 씨가 사망한 그날, 5·18 항쟁 주역이던 스님이 쓸쓸한 죽음을 맞았다는 소식도 함께 전할게요.

첫 번째 이슈 있수다 | 캐럴로 위로한다는 문체부
캠페인 추진에 불교계 강한 유감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캠페인 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캐럴 캠페인 포스터.

문체부가 ‘12월엔 캐럴이 위로가 되었으면 해’ 캠페인을 추진해요. 조계종을 비롯해 여러 종단이 함께하는 종단협의회 등 불교계 전체가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포했어요. 불교신문, 법보신문, 현대불교신문 등 불교계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네요.

캐럴 캠페인이 뭔데?
캐럴 캠페인은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국민이 자주 찾은 커피 전문점과 일반 음식점, 대형마트 등 매장에서 캐럴 재생을 독려하는 거예요. 연말에 따뜻한 사회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지상파 라디오방송사에 광고를 송출하고 음악 서비스 사업자에게 캐럴 이용권 3만 장을 제공한다네요. 저작권위원회 누리집으로 캐럴 무료 음악원 22곡도 제공하고요.

문체부 단독 캠페인이야?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총연합 등 기독교계와 지상파 라디오방송사(KBS, MBC, SBS), 음악서비스 사업자(멜론, 바이브, 벅스뮤직, 지니뮤직, 플로)와 같이 하는 캠페인이에요. 참여 기관들은 매장에서 캐럴을 많이 재생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고요.

뭐가 문제야?
우리나라에는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어요. 헌법에 정교분리 원칙도 있고요. 그런데 정부가 앞장서서 특정종교 음악을 국민에게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이에요. 불교계는 국민을 위로한다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불편해하고 있어요. 무료로 제공하는 음원 22곡이 익히 알려진 캐럴이지만 ‘기쁘다 구주 오셨네’, ‘고요한 밤’, ‘천사들의 노래’ 등 특정 종교색을 강하게 띈 곡들이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어요.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스님들. ⓒ현대불교신문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스님들. ⓒ현대불교신문

불교계는 어떻게 한대?
조계종이 유감을 표하고 ‘캐럴 활성화 캠페인’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어요.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청와대에 항의서한도 전달했어요. 조계종 행정수반인 총무원장스님이 위원장인 ‘종교편향 불교왜곡 범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고, 서울중앙지법에 ‘문체부 캐럴 보급화 캠페인 중단과 예산집행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도 신청했고요.

그럼 문체부는?
문체부는 “올해까지만 진행하겠다”라는 입장이에요. 불교계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하지만, 시행 주체인 기독교 측이 진행 중인 캠페인은 취소하기 어려우니 이해해 달라고 했어요. 또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다른 정부 기관과 민간단체 참여를 요청하고자 했던 계획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어떤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고요.

2차 회의를 가진 범불교 대책위원회. ⓒ불교신문
2차 회의를 가진 범불교 대책위원회. ⓒ불교신문

캐럴만 갖고 너무 한 거 아냐?
불교계는 캐럴 캠페인 하나만 놓고 유감을 표한 게 아니라고 주장해요. 문재인 정부 들어 여러 사안이 누적됐다고 해요. 문재인 대통령의 로마 교황청 방문을 ‘알현’으로 표현한 점, 불교유적지인 천진암·주어사를 포함한 전국의 천주교 순례길 조성 사업, 명동성당에서 국가인권위원회 20주년 기념식, 정청래 의원의 문화재구역 입장료 관련 ‘봉이 김선달’, ‘통행세’ 발언 등 불교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인식이 많아요.

이제 캐럴은 못 들어?
캐럴은 일단 매장 등에서 계속 나올 거예요. 예산 집행 정지 등 가처분 소송이 진행 중이고, 심문기일은 12월 8일이에요. 다만 범불교 대책위원회가 12월 16일 또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대응 수위가 어떻게 될지 정해진 바는 없어요.

두 번째 이슈 있수다 : 전두환 사망 당일 눈 감은 시민
저수지에 몸 던진 스님 이광영 씨

5·18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던 진각 스님이자 이광영 씨. ⓒ현대불교신문
5·18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던 진각 스님이자 이광영 씨. ⓒ현대불교신문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폭력으로 진압했던 전 대통령 전두환 씨가 11월 23일 사망했어요. 전 씨의 사망 당일, 또 한 명이 강진의 한 저수지에 몸을 던져 죽었어요. 바로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총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된 이광영(68) 씨에요.

왜 불교 이슈야?
현대불교(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3158)를 보면 이 씨는 스님이었어요. 육군 사병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화엄사로 출가해 ‘진각’이라는 법명을 받고 수행자의 삶을 살고 있었어요. 그러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어요.

스님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했어?
나주 다보사에서 정진하던 진각 스님은 도반인 성연 스님이 준비하는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도우려 광주 증심사를 찾았어요. 진각 스님은 5월 19일 부처님오신날 준비로 시장에 나갔다가 계엄군의 시위 진압 현장을 목격하고, 수행자로서 외면할 수 없어 금남로에서 시위에 앞장섰다고 해요. 그러다 계엄군에게 잡혀 폭행을 당했고, 경찰과 공무원들 도움으로 탈출해 나주 다보사로 몸을 피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5월 20일 진각 스님은 성연 스님에게 연락해서 다시 시위에 참여하기로 하고 광주에 갔어요. 그해 5월 21일이 부처님오신날이었지만, 진각 스님은 차량과 현수막에 구호 쓰는 일을 주도했어요. 그리고 헬기 기총사격으로 쓰러진 여학생을 적십자병원에 후송한 게 인연이 돼서 적십자 대원으로 합류, 약국과 개인병원에서 약품을 조달하고 시내 병원에 시민이 헌혈한 혈약을 보급하고 부상자들을 후송하는 일을 했다고 해요.

어쩌다 하반신 마비가 됐는데?
계엄군의 총격으로 부상 당한 시민을 구하려다 척추에 총을 맞은 거예요. 다른 대원 2명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해요. 진각 스님은 대수술 끝에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을 쓸 수가 없었고, 계엄군은 스님을 ‘폭도’로 분류하고 1981년 1월 강제로 퇴원시켰다네요.

이후에 어떻게 살았어?
반신불수가 된 진각 스님은 사찰로 돌아가지 못했어요. 속퇴해서 이광영이라는 이름으로 살았어요. 하지만 이후에도 많은 일을 했어요. 1982년 8월 5·18부상자회 총무를 맡아 5·18 진상규명과 부상자 치료·보상, 군부독재 타도를 외쳤어요. 1988년 5·18부상자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민주화합추진위원회의 광주 청문회 당시 참고인으로 출석해 계엄군의 기총사격을 폭로했어요. 전두환·노태우의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고, 2019년 전두환 사자명예훼손 1심 재판 증인으로 나가 이런 증언을 이어 갔어요.

유서는 없어?
유서에는 “계속 아팠는데 요즘 통증이 더 심해지고 있다. 5·18에 대한 원한, 서운함을 모두 잊고 가겠다”라고 썼다네요.

이번 주 수다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과 전두환 사망 관련 5·18항쟁 주역 스님의 쓸쓸한 죽음을 소개했어요. 진행 중인 이슈도 있고, 시일이 지난 이슈도 있지만 잊지 말고 되새겨봤으면 합니다. 그럼 2주 뒤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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