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조각승 색난의 대표작 4건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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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조각승 색난의 대표작 4건 보물 된다
  • 송희원
  • 승인 2021.08.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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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로 지정 예고된 색난의 대표작,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사진 문화재청 제공.

조선 17세기 조각승으로 이름을 떨친 색난(色難)이 만든 대표작 4건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 등 색난의 대표작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보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로 ▲관련 자료를 통해 조성시기와 배경, 제작자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 ▲동일작가의 작품 중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다는 점 ▲주요 존상의 결손이나 변형이 적어 완전성이 뛰어나고 작품성도 우수한 사례라는 점 ▲제작 당시부터 원봉안처를 벗어나지 않아 유래가 뚜렷하다는 점을 꼽았다.

색난은 17세기 전반에 활약한 여러 선배 조각승들을 이어 17세기 후반에 활동한 대표적인 조각승이다. 관련 기록 등을 통해 1640년을 전후로 출생해 1660년대 수련기를 거친 후 1680년 우두머리인 수조각승이 되어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에서 약 40년 넘게 활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기 조각승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인물로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20여 건에 이른다. 이는 당시 사람들이 색난이 만든 불상을 선호했고 그의 조각 기술을 높이 평가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그는 솜씨가 뛰어난 장인이라는 뜻의 ‘교장(巧匠)’ 또는 ‘조묘공(彫妙工)’으로 불렸다.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사진 문화재청 제공.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광주 덕림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총 26구로 구성된 대규모 불상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색난의 작품 중 제작시기가 가장 빠르며, 발원문을 통해 수조각승으로 활동한 40대인 1680년(숙종 6년)에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은 “실재감 있는 얼굴 표현과 넓고 낮은 무릎, 귀엽고 큰 얼굴에 크게 강조된 코의 표현 등 안정되고 아담한 조형미를 추구한 초기 제작경향을 보여준다”며 “세부표현에서는 작가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으면서 전반적으로 17세기 후반 조각승들이 추구한 미의식도 투영된 것이 특징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색난은 17세기 후반 불교조각의 새로운 양식을 주도한 작가”라고 설명했다.

또 “색난의 현존작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조성된 작품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에 있어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의 위상까지 고려하면 상징성과 중요성이 인정된다”며 “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주요 존상(尊像)의 손실이 없고, 작품성도 뛰어나 17세기 후반 명부전 불상의 대표작”이라 평했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 사진 문화재청 제공.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은 능가사 응진당에 봉안된 불상들이다. 복장에서 발견된 조성발원문을 통해 1685년 6월 전라도 홍양현 팔영산 능가사 상기 스님이 발원했고, 색난이 수조각승으로서 그의 동료‧제자들과 함께 주도해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흥 능가사는 색난의 본사(本寺)이자 활동의 본거지로서, 이곳의 응진당 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은 그가 오래도록 머문 사찰에서 대단위 불사를 진행하고 남긴 작품이라는데 의의가 있다. 그는 응진당 불상 조성 외, 1698년 능가사 범종 시주, 1707년 능가사 『선문염송설화(禪門拈頌說話)』간행 시주, 1730년 능가사 기와 시주 등 이곳의 다양한 불사(佛事)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고흥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사진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고흥 능가사 석가여래삼존상과 십육나한상은 응진전 조상(造像)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도상학적으로 석가여래-미륵보살-제화갈라 보살로 구성된 삼존상을 비롯해 문수‧보현보살과 아난·가섭존자가 육대보살로 이루어진 이채로운 구성이라는 점에서 연구 가치가 높다”며 “이는 이러한 응진전 도상이 1624년의 순천 송광사 응진전 불상에서 시작해 이후 색난에 의해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한 사실을 통해서도 조각사적으로 주목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주요 존상이 결실되지 않아 구성이 거의 완전하고, 나한상의 표정과 몸짓이 지물(持物, 불보살 등이 손에 지니고 있는 물건)과 잘 어우러져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어 예술성도 탁월하다”며 “특히, 나한의 얼굴과 세부표현은 색난의 스승으로 알려진 응원(應元)과 인균(印均)의 조각 전통을 계승한 반면, 바위 형태의 대좌에 각종 동물 소재를 적극 활용한 점은 그의 또 다른 스승인 무염의 영향도 함께 보여, 능가사 목조석가여래삼존상 및 십육나한상 일괄은 색난 조각의 형성과 발전, 그의 사승관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김해 은하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사진 문화재청 제공.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실입상. 사진 문화재청 제공.

이 밖에도 문화재청은 ‘김해 은하사 명부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일괄’과 ‘구례 화엄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사보살입상’을 각각 색난의 전성기 때와 만년작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색난의 4건의 작품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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