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서 오는 즐거움을 좇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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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에서 오는 즐거움을 좇지 마세요
  • 현안 스님
  • 승인 2021.08.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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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스님의 선禪 이야기(4)

지난 10년간 수많은 이들이 선(禪) 수행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놀랍다고 느낍니다. 선으로 사람들의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영적인 삶이 크게 향상되기도 하고,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기도 합니다. 명상 같은 영적 수행을 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환희, 기쁨, 즐거움, 안락 등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런 건 원치 않아도 자연스럽게 생기는 일입니다. 그러니 이런 작은 것에 만족하지 마십시오.

제가 왜 이런 말을 할까요? 우선 어떤 영적 수행이든 기본적으로 몸속 기 순환을 빠르고 강하게 해줍니다. 이게 바로 명상의 효과죠. 또 몸과 마음에 아주 중요한 치유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특히 영화 스님은 제자들에게 처음부터 결가부좌 자세를 권하셨는데, 실제로 결가부좌 자세만큼 이 과정이 빠르게 일어나는 게 없습니다. 일단 결가부좌 자세로 앉으면 가장 먼저 겪는 것이 아픔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매우 부자연스러운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다리를 접고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때 무릎과 발목 주변의 혈액과 기 순환이 막히게 됩니다. 우리는 일부러 그 자세를 취하는 겁니다. 만일 여러분이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그 불편함과 아픔을 견뎌낸다면, 몸이 막힌 기와 혈액을 강하게 밀어내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저절로 기 흐름도 강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무릎이나 발목 부위뿐 아니라 몸 전체의 기 흐름이 강렬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몸을 치유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경우엔 의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병도 치유되거나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결가부좌를 힘들어하는 수행 참가자의 모습. 

일단 한국에서 사람들에게 결가부좌로 앉아보라고 하면, “난 다리가 너무 짧아서 힘들다.”, “이 자세는 한국인에게 맞지 않는다”, “살이 너무 쪄서 안 될 거다”, “허리 문제가 있어서 안 좋을 것 같다”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에게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누구든 결가부좌로 앉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두 다 할 수 있는 자세이고, 이건 그냥 시간과 노력의 문제일 뿐입니다.

 

선 수행의 목적

여러분에게 선 수행을 권하는 이유는 여러분이 더 편해졌으면 해서가 아닙니다. 명상은 원래 편한 게 아닙니다. 편하고 싶으시다면 다른 여러 명상법이 있습니다. 명상 말고도 세상엔 기분 좋은 활동이 많습니다. 하지만 선의 수행은 그런 게 아닙니다. 선은 열심히 해야 하고, 또 힘든 일을 해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선 수행의 시작입니다.

선 수행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지침대로 불편함과 아픔을 감수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수행으로 건강뿐 아니라 아주 많은 것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죠. 만일 여러분에게 참선을 소개하고, 그걸로 그냥 여러분의 기분이 좋아질 뿐이라면, 제가 출가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누구든 선 수행의 힘들고 어려운 점을 두려워하지 않고 직면하고자 한다면, 얻고자 하는 걸 얻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뭐든 향상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가능할 겁니다. 말 그대로 여러분은 선으로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선(禪)’의 중국식 발음 ‘챤’에 ‘명상(Meditation)’을 붙인 챤 메디테이션, 즉 참선에서 여러분은 자기 자신의 실패를 거듭 직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누구도 그런 걸 좋아하지는 않겠죠. 그래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해나간다면, 자기 자신이 가진 문제를 더 명료하게 자각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선정의 힘으로 더욱 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말: 수행과 불교 공부에서 생긴 질문이나 문제가 있다면 댓글로 올려주세요. 대답해드릴 수 있는 질문이라면 다음 글에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안 스님
미국에서 사업을 하던 중 노산사(盧山寺, Lu Mountain Temple)에서 영화 스님을 만나 참선을 처음 접했습니다. 수행 정진하다가 불법을 더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미국 위산사(潙山寺, Wei Mountain Temple)에서 영화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습니다. 현재는 스승의 뜻에 따라 국내로 들어와 청주 보산사(寶山寺, Jeweled Mountain Temple)에서 참선(챤 메디테이션, Chan Meditation)을 지도하며 수행 정진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라는 책을 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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