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 장녀, 사찰 고금당으로 피신했다
상태바
전봉준 장녀, 사찰 고금당으로 피신했다
  • 김남수
  • 승인 2021.06.08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봉준과 경허 스님?

녹두장군 전봉준의 마지막 피신처는 백양사 청류암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학과 불교와의 관계는 아직 단편적으로 연구되고 있는데, 전봉준과 스님이었던 서장옥 간의 관계, 동학운동과 사찰 인연 등 흥미로운 주제와 고민해야 할 것이 남아 있다.

최근 전봉준의 자녀 중 맏딸이 진안의 사찰 고금당에서 7년간 피신해 있었음을 확인하는 글과 책이 발간되었다. 발표된 두 글 역시 동학과 불교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소재가 된다.

불광출판사에서 『조용헌의 영지순례』를 발간한 조용헌 작가는 3월 8일 주간조선 연재 글에서 전봉준의 딸이 동학군의 패배 이후 고금당에 피신했음을 말한다. 이 글에서 흥미로운 점은 전봉준과 경허 스님 간의 인척 관계를 과감히 피력한 점이다.

불광출판사 2020년 발행.

사학자 송정수 교수(전북대 명예교수)는 근래 발간한 『전봉준 장군과 그의 가족 이야기』에서 고금당으로 피신한 딸이 전봉준의 장녀였고, 이름이 전옥례임을 전봉준 후손의 증언과 조사를 통해 밝혔다. 이는 그간 전봉준의 가계를 확인하는 데 불확실했던 사안이다.

 

맏딸 이름은 전옥례

먼저, 송정수 교수의 책에 따라 맏딸 전옥례의 피신 과정을 정리한다. 전봉준 일가는 1894년 동학 봉기 즈음 정읍 산외 동곡리 원동골로 피신한다. 전봉준의 두 번째 부인 남평 이씨와 딸 1명, 아들 2명이다.

전봉준에게는 결혼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별한 전처가 있었는데, 딸 2명은 전처의 소생이다. 둘째 딸은 당시 결혼하여 다른 곳에 거주하고 있었다.

후처 남평 이씨와 자식 3명이 피신해 있던 중 둘째 아들이 폐병에 걸린다. 남평 이씨는 폐병이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맏딸 전옥례는 사찰의 비구니로 보낸다. 당시 전옥례의 나이는 18세였다. 여기까지는 일부 알려진 내용이다.

송정수는 전봉준 증손 전장수씨의 증언과 사실관계의 확인을 통해 이 책을 발간하였는데, 책에서 주목되는 점은 맏딸 전옥례의 도피 과정이다.

증언에 의하면 전옥례는 먼저 금산사로 들어갔다고 한다. 금산사에서 얼마간 머물렀는지는 모르지만, 그 후에 그녀는 마이산으로 들어가 고금당으로 피신하여 공양주가 되어 7년의 도피 생활을 시작한다.

고금당에서 전옥례는 성도 김씨로 바꾸고, 이름도 옥련으로 개명하여 과부로 행세하며 살다가 근처에 살던 이영찬을 만나 결혼한다. 전옥례는 결혼 후 이전에 헤어진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고, 1970년 생을 마감하게 된다. 전옥례는 생을 마감하기 몇 년 전까지 자신의 가계를 숨기고 살았다.

 

전옥례를 도피시킨 스님

증손 전장수씨의 증언에서 흥미로운 것은 전옥례가 도피하는 과정에서 두 분 스님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두 분은 전옥례의 외삼촌이라고 들었다고 한다.

두 분 스님에 대하여 송정수 교수와 증손 전장수씨의 증언은 여기서 끝난다. 송정수 교수는 스님 두 명 중 한 분이 경허 스님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으로 이야기를 끝낸다.

조용헌은 연재 칼럼에서 조금 더 나아간다. 전옥례(칼럼에서 옥련으로 이름을 기명하였는데 송정수의 책이 칼럼 이후에 나왔다. 송정수에 따라 이름은 전옥례로 한다)를 피신시킨 스님이 바로 경허 스님이며, 경허 스님을 전옥례와 인척지간으로 파악한다. 조용헌은 경허 스님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홍현지로부터 전해진 내용임을 밝힌다.

전옥례를 경허 스님의 외조카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봉준이 결혼 후 몇 년 만에 사별한 전처는 경허 스님과 남매지간이 된다.

이야기의 얼개가 대충 맞아진다. 증손 전장수는 전옥례가 도피하는 과정에 두 분의 스님(외삼촌)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경허 스님의 속가 형 역시 스님이었다.

이 증언을 얼마나 믿어야 할까? 송정수의 책과 조용헌의 글은 여기까지이다. 물론 조용헌의 글은 조금 더 나아가지만 조금 세심히 다루어야 할 사안이다. 다음 기회에 다루어 볼 만한 주제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