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유산 연등회] 트랜스포머 is 등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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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유산 연등회] 트랜스포머 is 등燈
  • 이윤수
  • 승인 2021.05.2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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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은빛 꽃이 화려하네”
끝에 등을 매단 기둥인 등간(燈竿).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전통을 복원하고자 등간에 전통등을 매달아 전시하기도 했다. 

“술 담긴 호리병은 마실 수 있을 듯, 

팔랑이는 부채엔 산들바람 불어올 듯, 

수박 사려! 외침 소리 항상 크게 나오고, 

자그맣게 따라가는 마늘은 이름 그대로일세. 

은거위는 목을 빼고 날개깃을 자랑하며, 

비단잉어 비늘 번뜩이며 지느러미를 치네,

겹겹이 등을 건 불나무 참으로 장관이니, 

곳곳에 은빛 꽃이 여기저기 화려하네.”

18세기의 문인 윤기가 노래한 관등 시의 일부다. 짧은 몇 줄만으로 호리병등, 부채등, 수박등, 마늘등, 거위등, 잉어등이 나무 위에 겹겹이 걸려 눈부시게 빛나는 연등회 풍광이 떠오른다. 유교를 숭상하던 조선 시대에도 연등회는 이렇듯 흥성한 등 축제의 현장이었다. 

연등(燃燈)이란 등에 불을 밝힌다는 뜻이다. 등불을 밝히는 것은 탐진치 삼독에 젖은 자신의 무명(無明)을 지혜로 밝힌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어둠 속에서 등불을 밝히는 축제라 해서 옛사람들은 연등회를 ‘등석절(燈夕節)’ 혹은 ‘등석’이라 불렀다. 등을 정성스레 만들고, 부처님 전에 등불을 켜며 마음을 밝히고, 밝혀놓은 등불의 장관을 보고 즐기는 날이라서 ‘관등절(觀燈節)’이라고도 했다. 그런가 하면 우리 민족은 1,300여 년의 연등회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축제의 우리식 이름인 ‘놀이’를 붙여 불렀다. 관등놀이·등놀이·연등놀이·등석놀이·파일놀이 모두 연등회의 또 다른 이름들이다.

 

기기묘묘하게 등 만든 역사 속 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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