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없기에 나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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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기에 나는 본다
  • 임인구
  • 승인 2021.06.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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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인생상담

그때 보살(싯다르타)은 이 땅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곳 지세는 상쾌하고 좋으며 반듯하고 평평하며 잠깐 보아도 사람들이 즐겁고 (…중략…) 도를 닦고 선정에 들기 알맞구나. 만약 어떤 장부가 위 없는 가장 훌륭한 이익을 구하거나 모든 악을 끊고자 한다면 이곳이 충분히 머물 만한 곳이다. 내 이제 모든 악을 꺾고 모든 선근(善根)을 닦고자 하니 마땅히 이곳에 머물러 앉아 보리를 구하면 반드시 성취하리라.’

(…중략…)

그때 보살이 이렇게 관찰하고 전일하게 바르게 생각하고 앉은 뒤, 입을 다물고 이를 서로 맞대고 혀로 입천장을 받치고 한 생각으로 마음을 섭수했다. 이렇게 생각을 모아 몸과 뜻을 조복하며 이와 혀와 턱으로 마음을 수습하고 생각을 모아 수행할 때, 겨드랑이 밑에 땀이 흘렀다. 보살은 이미 땀이 이렇게 흐르는 것을 보고 거듭 용맹정진하여 마음에 집착이 없고 착란하지도 않고 적정한 마음에 머물러 한곳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최상으로 몸과 뜻과 입을 괴롭혀 모두 움직이지 않았으며 다시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이제 움직이지 않는 삼매에 들었구나.’

(…중략…)

그때 보살은 이미 몸과 입과 뜻을 적정하게 한 뒤 다시 입과 코와 귀로 숨 쉼도 그쳐 일체가 다 막혔다. 이미 입과 코와 귀가 다 적정하자 속바람이 매우 웅장하고 커서 나오지 못하는 까닭에 기운이 정수리로 치솟았다. 마치 건장하고 가장 힘센 사람이, 잘 드는 도끼를 쥐고 저의 머리통을 치듯, 보살도 입과 코와 귀의 기운을 막고 내지 않아 속바람이 장한 까닭에 뇌(腦)를 치는 소리가 그러했다. 보살은 다시 생각했다.

‘나는 이제 정진하는 마음을 내어 물듦이 없고 게으름을 버렸으며…, 이렇게 최상의 고행을 하고 최승의 고행을 하는구나.’

그것을 생각하고서 다시 움직이지 않는 삼매에 들었다.

그때 보살은 입과 코와 정수리의 숨 쉼이 모두 다 멈추었고…, 막고 정지시켜 나오지 못하게 하는 까닭에 속바람이 강성하여 두 늑골 사이에서 회전하며 고동쳤다. 마치 소를 잘 잡는 백정들이 날카로운 장검을 쥐거나 날카로운 칼을 들고 소 배를 째고 늑골을 째듯이, 보살도 속바람이 강성한 까닭에 늑골 사이에 회전하고 째는 소리가 이러했다. 다시 정진하는 마음으로 최승의 고행을 하고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제 다시 움직이지 않는 삼매에 들었다.’

- 『불본행집경』 「정진고행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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