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부처님오신날입니다. 약 2,600여 년 전 부처님이 태어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보니 불교계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연등 행렬은 온라인 연등 행렬로 대신하고, 사찰에서 도반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올리는 봉축 법요식은 텔레비전이나 유튜브 등의 방송으로 함께하며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고 기념하게 되겠지요. 예전처럼 화려하거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기념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함께 하는 사람들의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지극할 겁니다.
35세 때 깨달음을 얻으신 후 80세에 열반에 드실 때까지 부처님은 세상의 고통과 번뇌에서 벗어나 영원한 행복에 이르는 길에 대해 제자들과 신도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이 가르침은 현재의 우리에게 ‘경전’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져 오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경전 한 말씀 한 말씀이 문자사리(文子舍利)요, 깨달음의 보고(寶庫)라고 합니다. 항상 경전을 가까이하며 그 안에 담긴 가르침을 모두 공부하면 좋겠지만, 커다란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읽어야 할 경전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괜히 부처님의 일대 교법을 ‘팔만 사천 법문’이라고 부르는 게 아닙니다). 그에 더해 선사들의 말씀이나 행적을 풀어놓은 선어록, 경전에 대해 풀어놓은 해설서 등 관련 문헌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몇 년 전 범어사 무비 스님께서 당신이 수십 년간 반복하며 곱씹었던 명구(名句)들을 모아 책으로 펴내셨습니다. 그것도 하루 한 구절씩 음미할 수 있도록 365구절로 맞춰서요. 『무비 스님이 가려 뽑은 불교 명구 365』입니다. 경전은 물론, 『금강경오가해』 같은 해설서, 『임제록』이나 『육조단경』 같은 선어록 등 다양한 분야의 문헌 가운데 스님께서 명구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가려 놓은 것입니다. 그에 덧붙여 간단한 설명을 덧붙여 다소 어렵거나 난해할 수 있는 내용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였지요.
넓디넓은 경전의 세계를 속속들이 알 수는 없겠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폭넓게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무비 스님 지음 | 양태숙 그림 | 전 2권 | 값 5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