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혼밥 한 그릇] 쑥양송이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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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혼밥 한 그릇] 쑥양송이죽
  • 법송 스님
  • 승인 2021.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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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워지는 눈꺼풀 춘곤증 물리칠 쌉싸름함

홀로 그리고 더불어 먹는, 혼밥 예찬

혼밥. ‘혼자 먹는 밥’ 또는 ‘혼자 밥 먹기’를 이르는 말이다. 그럼 혼자 먹는데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며 먹는다면 이를 혼밥이라 할 수 있을까? 반대로 혼자 먹듯 먹는데 밥상만 공유한 채 다 같이 모여 먹는다면 이는 혼밥이 아닌 걸까? ‘혼자 먹는 밥’이라는 혼밥의 일차적 의미를 ‘혼자 먹듯 먹는 밥’으로 확장해보면, 오히려 전자보다 후자가 혼밥에 가까워 보인다.

이렇게 확장된 의미로 보면 진정한 혼밥의 원조는 우리 스님들일지 모른다. 스님들은 발우공양을 할 때, 마치 혼자 먹듯 공양한다. 다 같이 모여 먹어도 옆 사람과 대화할 일도, 맞은편 사람에게 시비를 따질 일도 없다. 오로지 음식이 온 곳과 그 공덕의 많고 적음을 생각하고, 공양을 받기에 자신의 덕행이 완전한지 부족한지 헤아리며 음식을 먹는다. 이런 식의 ‘혼자 먹듯 먹는’ 혼밥은 불교 수행자만의 문화가 아니다. 가톨릭 수도원에서 수행하는 수도자들 역시 식사 시간에는 묵언 규칙을 엄격히 지킨다.

왜 수행자들은 식사 시간에 서로 교류하지 않고 ‘혼밥’하는 걸까? 마음을 수련하는 공동체의 식사는 속세의 식사와 달리, 먹는 중에도 내면을 성찰하고 반성하는 과정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는 세상과 떨어져 혼자가 되어야 한다. 이 자발적인 고독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는 하심(下心)이 이뤄지며, 비로소 세상에 돌아가 남과 관계를 맺고 더불어 사는 일이 가능해진다. 결국 진정한 혼밥은, 더불어 먹기 위해 홀로 먹는 여정이 아닐까.

 

끼니를 때우는 혼밥? 누리는 혼밥!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확산으로 혼밥(일차적 의미의 ‘혼자 먹는 밥’)이 점차 보편적인 식사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성찰이 빠진 이 일차적 의미의 ‘혼밥’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혼밥이 마치 빠르고 편하게 끼니를 때우는 수단처럼 여겨지면서 여러 건강상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혼자 밥을 먹을 때는 라면, 빵 등 간단히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영양 불균형이 오기 쉽다. 스마트폰을 하거나 TV를 보면서 식사를 하는 습관도 문제다. 식사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으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키거나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을 수 있으며, 이는 소화불량과 과식을 유발한다. 밥 먹는 내내 스마트폰을 보면 목뼈에 하중이 늘어나 목디스크가 올 수도 있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서라도 밥을 먹을 때는 온전히 먹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편이 좋다.

이 꼭지 제목인 ‘건강한 혼밥 한 그릇’의 혼밥은 확장된 의미의 혼밥, 즉 ‘혼자 먹듯 먹는 밥’이며 이는 곧 ‘수행하듯 먹는 밥’이다. 수행이라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건강한 혼밥은 음식이라는 자연과 교감하며 자기 시간을 온전히 누리는 멋진 일이다. 하루 24시간 중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쏟는 시간은 생각보다 적지 않은가. 하루 세끼 밥 먹을 때만이라도 나와 내가 음식을 먹는 행위에 집중하고 음식이 내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피며 자연과 교감해보자. 

 

춘곤증 물리칠 쑥양송이죽

봄이 되니 시도 때도 없이 졸리고 몸이 나른해지며 식욕도 떨어진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변하면서 갑자기 활발해진 신진대사활동에 몸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피로 증상, 바로 춘곤증이다. 춘곤증에는 쑥, 취나물, 달래, 두릅 등 제철 봄나물이 보약인데, 이 중 특히 쑥은 그 쓴맛이 몸의 열을 내리고 습한 기운을 맑게 하며 입맛을 찾아준다고 해서 춘곤증을 예방하는 대표 나물로 꼽힌다. 봄철의 불청객, 춘곤증도 날리고 영양도 보충해줄 쑥양송이죽을 함께 만들어보자.

필요한 재료는 밥, 쑥, 양송이, 된장, 들깻가루다. 밥 대신 쌀을 넣고 죽을 끓여야 더 맛있지만 간단하게 조리하기 위해 이미 지어진 밥을 활용한다. 집에 남은 찬밥을 활용해도 좋고 그마저도 없으면 즉석밥을 써도 괜찮다. 요리의 주인공인 쑥은 3월 중순부터 6월 초순까지 맛이 가장 좋다. 4월 쑥은 구하기도 좋고, 국, 반찬, 전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으니 조금 넉넉히 구매해도 괜찮다. 단백질 섭취를 위한 양송이버섯은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등 다른 버섯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취향에 맞게 구매한다. 쑥양송이죽에 고명으로 얹을 들깻가루는 쑥의 쓴맛을 중화하고 죽의 감칠맛을 끌어올릴 ‘히든 재료’다. 어떤 음식에 첨가하든 밋밋한 맛에 구수함을 더해 풍미를 높여주는 비법재료니 망설이지 말고 이번 기회에 장만한다.

먼저 물을 끓인 후 찬밥을 넣고 2~3분간 더 끓인다. 나중에 쌀이 퍼지면서 양이 많이 불어나니, 밥양을 조절한다. 밥이 70~80% 정도 퍼지면 쑥을 넣는다. 금방 딴 쑥이면 2~3분 정도만 더 끓여도 되지만 오랫동안 보관한 쑥이면 식감이 질길 테니 조금 더 오래 끓이는 편이 좋다. 쑥이 어느 정도 삶아졌으면 된장으로 간을 한다. 된장은 구수한 맛을 내면서 동시에 쑥의 쓴맛을 잡아준다. 깔끔한 맛을 선호하면 된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춰도 괜찮다. 간을 맞췄으면 양송이버섯을 반달 모양으로 썰어 넣고 또 한 번 끓인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죽을 그릇에 옮겨 담고 들깻가루를 수북하게 얹는다. 취향에 따라 참기름을 넣어 먹어도 좋다. 여기에 보너스 요리 하나 더! 죽을 만들고 남은 쑥으로 쑥전을 만들면 한 번에 두 가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밀가루 반죽을 따로 만들 필요도 없다. 물기가 남은 쑥에 바로 밀가루를 묻혀 기름에 지지면 봄내음 물씬 풍기는 쑥전 완성이다.   

 

재료: 밥 1/2공기, 쑥 2줌, 양송이 7개, 물 5컵, 된장 1/2큰술, 참기름 1큰술, 들깻가루 1/2컵

1. 끓는 물에 밥을 넣어 2~3분간 끓인다.

2. 쑥을 넣고 2~3분 더 끓인 후 된장을 넣어 간을 한다.

3. 양송이버섯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그릇에 담고 들깻가루를 얹어 참기름과 함께 낸다.

 

법송 스님
대전 영선사 주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사찰음식 교육관 ‘향적세계’에서 강의를 진행했다. 저서로 『법송 스님의 자연을 담은 밥상』(2015, 서울문화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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