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초대석] 춤의 구도 여정 50년_안무가 김복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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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초대석] 춤의 구도 여정 50년_안무가 김복희
  • 최호승
  • 승인 2021.04.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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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동안 불교·춤이 지은 집에 만 가지 덕을 쌓고 풀다
안무가 김복희.

만 가지 덕을 쌓은 집 만덕장(萬德藏). 마당 곳곳에 돌부처가, 거실 곳곳에 불상 그리고 옆에는 향꽂이가 놓였다. 때가 묻은 향꽂이엔 언뜻 봐도 한두 개 향을 다 태운 재가 쌓였다. 매일 불상 앞에서 향을 공양한다는 오랜 증거다. 

집이라는 공간에서는 이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오랫동안 만덕장에서 함께 해오고 있다. 만덕장 거실에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신비로운 존재, 꼭두가 곳곳에 놓였다. 꼭두란 우리나라 전통 장례식 때 사용하는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 조각상이다. 그래서일까. 거실 한쪽에는 커다란 상여도 자리했다. 

만덕장에는 특이함이 가득했다. 죽음 관련 물건들이 있었고, 익살스러운 꼭두의 이목구비도 제각각이었으며, 좌우 상하가 정비례하지 않고 3등신이거나 삐딱한 자세로 선 불상이 모셔졌다. 균형미나 조화미보다는 비대칭이 자연스러웠다. 집주인은 비대칭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단다. 정형화되지 않아서 아름답다는 것. 또 무대라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 무용을 구현하느냐가 작품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만덕장은 안무가 김복희(73)의 집이다. 그는  3월 5~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무대에 김복희무용단 창단 50주년 기념공연을 올린 뒤 만덕장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가 반세기 동안 걸어온 길을 그를 닮은 만덕장에서 더듬어봤다. 

 

노장? 창작열로 신작 <우담바라> 선봬

“미국 현대무용의 개척자인 마사 그레이엄은 92세에 별세했던 그해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다. 현대발레의 혁명가인 모리스 베자르는 2007년 80세로 별세하기 두 해 전에도 신작을 냈다. 나도 ‘한국적 현대무용’이라는 끝이 없는 길을 힘닿는 데까지 가볼 생각이다.”

김복희 안무가가 저서 『춤으로 삶의 집을 짓다』에 직접 쓴 말이다. ‘한국적 현대 무용가’로 불리는 그는 희수(稀壽, 70세)를 넘긴 노장이다. 그러나 현역이다. 

그는 최근 남지심 작가의 장편소설 『우담바라』를 현대무용 <우담바라>로 재창조해 무용단 창단 50주년 기념공연 무대에 올렸다. 3일 동안 총 3번 무대에서 공연한 <우담바라>에 칭찬이 쏟아졌다. 원작 작가는 무용단 창단 50주년 기념공연 관람 후 그에게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전했고,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이 기념공연에 이런 평을 남겼다. 

“평소 그와의 예술적 동반자인 제자들과 후학들이 함께해, 그 돈독한 인연의 축제처럼 빚어진 무대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특히 <우담바라>에서 바라춤의 깊은 기량과 내적 에너지, 인간적 번뇌와 인연, 다음 세대에 대한 소박한 바람까지 몸과 마음에 담아 춤추고 연기하는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깊은 잔향이었다. 또 시를 낭송하는 내레이션까지 완벽하게 낭독하여 작품에 집중하게 했다.”

 

초연작도 불교, 50주년 신작도 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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