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장사·옥천사 괘불탱에 ‘배채법’, 금박 '고분법’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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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옥천사 괘불탱에 ‘배채법’, 금박 '고분법’ 사용
  • 송희원
  • 승인 2021.03.1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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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성보문화재연구원이 칠장사·옥천사 등 7건의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의 배금박 사례 확대 이미지(좌)와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의 고분법 사례. 

칠장사·옥천사 괘불탱(대형불화)의 채색과 제작 기법 등을 과학적으로 정밀 분석한 보고서가 발간됐다.

문화재청과 (사)성보문화재연구원이 공동 추진하고 있는 ‘대형불화 정밀조사’ 사업의 2020년 조사 결과를 종합한 6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대형불화 정밀조사’는 과학적인 분석 자료를 축적하고, 원형을 잃을 경우를 대비한 복원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2015년부터 10개년 간의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여기에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과학적 분석을 수행해 전문성을 높였다.

'2020년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 <br>
'2020년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 
2020년 대형불화 정밀조사 현장. 사진 문화재청 제공.

괘불탱은 야외에서 거행되는 영산재(靈山齋), 수륙재(水陸齋) 등 대규모 불교의식에 사용하기 위해 제작된 불화로 보통 10m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한 색채를 자랑한다.

이번 보고서에는 ▲신원사 노사나불 괘불탱(국보)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국보) ▲칠장사 삼불회 괘불탱(보물) ▲청룡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축서사 괘불탱(보물) ▲오덕사 괘불탱(보물)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보물) 등 총 7건의 대형불화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와 채색 정보, 관련 유물의 원형 자료와 보존 현황 정보 등의 내용이 종합돼 있다.

또한 자외선-가시광선 반사 분광 분석을 적용한 청색과 흑색 유기 색료 해석 등 채색 재료 분석 데이터와 바탕 직물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겼으며, 특히 이번에는 목재 궤에 사용한 철물 장석의 분석 결과를 새로이 담아 정밀조사의 연구 범위를 넓혔다. 이와 함께 전통 안료의 채색 기법 연구를 위해 현장에서 전문가들이 실물과 대조하여 재현한 안료의 조색표(물감을 섞어서 그리고자 하는 빛깔을 내는 것)를 수록했다.

(좌)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다섯 여래를 비롯한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등을 그린 그림으로 독특한 도상과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우)안료 분석 및 색도 측정 위치. 사진 문화재청 제공.

이번 조사로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은 현재 전하는 괘불탱 중 유일하게 바탕색이 ‘배채법(背彩法, 종이의 뒷면에 색을 칠하여 은은한 느낌이 앞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화법)’으로 처리되고 일부분이 금박과 금니로 채색된 사실이 밝혀졌다. 또 얇은 비단인 초(綃, 비단 직물)를 일반적인 전통 직물의 폭보다 넓게 짜 제작해 그 위에 그림을 그린 것도 확인됐다. 이로써 17세기 불화 채색 기법과 직물 제직 기술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특정 문양에는 네 가지 이상의 색상을 혼용하거나 고분(高粉)을 만들고, 금박을 부착해 장식성을 강조했다. 사진 문화재청 제공.

또한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의 복식 문양을 표현할 때 그간 17~18세기의 괘불탱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고분법(高粉法, 돋음 기법)’을 사용해 금박을 부착한 것을 밝혀냈다. 금박은 괘불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속 재료이지만,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는 동시기의 다른 괘불도에서 보이는 평면적 표현 기법과는 달리 고분법이라는 입체적 표현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장신구와 복식에서 안료에 가려져 있던 색상 표시 묵서 39자가 확인 여러 화원들이 분업하여 대형불화의 채색을 완성해 나간 방식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복식 문양에 사용한 금박 고분법 사례. 출처 보고서 캡처.

이외에 정밀 실측과 과학적 분석을 통해 크기와 재질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청룡사 영산회 괘불탱’의 바탕재가 비단과 삼베를 혼합하여 제작한 재질임을 확인했다. 더불어 이번 조사의 결과로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이 보물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가 학술연구에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홈페이지(http://www.cha.go.kr)에 공개될 계획이다. 또한 갑사 삼신불 괘불탱(국보), 금당사 괘불탱(보물), 율곡사 괘불탱(보물), 운흥사 괘불탱 및 궤(보물), 용흥사 삼불회 괘불탱(보물), 안국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흥천사 비로자나삼신괘불도 및 괘불함(서울시 유형문화재) 등 7건도 3월 22일부터 정밀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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