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한 마리와 함께 한다면 스승은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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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한 마리와 함께 한다면 스승은 필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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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2.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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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르크 그로서 지음 | 추미란 옮김 | 256쪽 | 16,500원

포털 사이트에서 종종 개에 대한 감동적인 기사를 발견하곤 합니다. 얼마 전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다친 친구 개의 옆을 하루 꼬박 지키고 있었던 개의 사연이 올라오기도 했지요.(다행히 다친 개도, 그 옆을 지켜주던 개도 모두 구조되어 보호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소식을 볼 때마다 사람들이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보다 개가 낫다’.
우리가 쓰는 속담이나 관용적 표현에는 개와 관련된 내용이 많습니다. 먼 옛날부터 사람들 곁에서 가장 가까이 함께 살아온 동물이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사람보다 좀 ‘모자란’ 존재처럼 그려지는 표현이 대부분이라 개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속상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만큼 선하고 사랑이 많은 동물이 없는데 하면서 말이죠. 

반려견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당장은 그러지 못해서 다른 집 개들의 영상이나 사진으로 달래고 있는 와중에 한 원고를 받아보게 되었습니다. 삶에 대한 의문을 잔뜩 품고 있던 디르크라는 한 남성이 보바(Bobba)라는 개와 만나 14년간 함께 하면서 개에게 배운 것에 대해 쓴 것입니다. 

나는 누구이고 삶은 무엇인지, 그 의문을 해결하려고 철학을 전공하고 여러 종교를 전전하던 디르크는 친구를 통해 갈색 털을 가진 개 ‘보바’를 만나게 됩니다. 사료를 챙겨 주고 산책을 시켜주고 잠자리를 봐주고 텔레비전을 함께 보고 일터에도 함께 출근하고, 그저 그런 일상을 보바와 함께 하면서 디르크는 그동안 풀지 못했던 삶의 의미를 하나하나 풀어갑니다. 지금을 있는 그대로 즐기라는 것, 모든 존재를 열린 마음으로 사랑스럽게 바라보라는 것, 어떤 형식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두라는 것, 나아가 이 우주에서 먼지에 불과한 생명의 존재 이유를 감동적으로 터득해 나갑니다. 그동안 머리로만 익히고 알았던 철학 이론과 여러 영성가들의 말을 그저 보바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새롭게 경험하고 핵심을 깨닫게 된 것이죠. 어쩔 땐 나뭇가지로 머리를 후려치는 것으로, 어쩔 땐 쓸데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 디르크를 그저 가만히 쳐다보는 것만으로 보바는 존재의 이유를 깨닫게 해줍니다. 

안타깝게도 보바는 2006년 무지개다리를 건넜지만, 보바를 잊을 수 없었던 디르크는 보바와 함께 한 14년간 보바에게 배운 것들을 묶어서 2015년 한 권의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리고 “Der Buddha auf vier Pfoten(네 발 달린 붓다)”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 삶의 모든 답은 한 마리 개 안에 있다』는 이 책, “Der Buddha auf vier Pfoten”을 번역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 디르크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의 스승이 필요하다면 동물 보호소로 가라. 개 한 마리와 함께 있다면 스승은 필요하지 않다.”라고요. 하지만, 저처럼 개를 당장 입양할 수 없다면 이 책을 먼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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