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시·만화·영화· 소설이 재현한 4人 4色 싯다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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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시·만화·영화· 소설이 재현한 4人 4色 싯다르타
  • 류현정
  • 승인 2021.02.2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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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만나는 싯다르타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 그의 불교관을 엿볼 수 있는 만화 『붓다』의 한 장면. 출처 데즈카 오사무 공식홈페이지.

여기, 깨달은 자라는 뜻의 ‘붓다(Buddha)’로 더 잘 알려진 ‘싯다르타(Siddhārtha)’라는 인물이 있다. ‘목적을 달성한 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그는 수많은 사람에게 ‘위대하다’고 칭송받았지만 수천 년 전 이미 세상을 떠났고, 그가 직접 남긴 어떠한 저작도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그를 직접 만날 방도가 없다. 그런데도 그의 일생은 어째서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지금까지도 재현되고 있는 것일까? 

이를 한 마디로 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싯다르타’라는 공통 키워드를 가진 네 개의 작품들을 소개함으로써 간접적으로나마 그 의미를 더듬어보고자 한다. 

무릇 위대한 인물의 ‘위대함’이라는 것은 필경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법이다. 이야기란 으레 화자의 관심사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달된다. 한편 우리는 이야기를 들을 때, 그 내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기이하거나 혹은 정반대로 그럴듯한 서사 속에서 진행돼 공감을 불러일으킬 때 더욱 집중해 듣곤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에게 전해지는 붓다, 싯다르타의 생애 이야기는 이 양쪽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 석가족 성자의 이야기는 한없이 기이하고 탄성을 부르는 일화들로 가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평범한 인간의 근본적인 고뇌와 욕망에 대한 성찰, 그리고 그 극복과정이 촘촘한 서사 속에 담겨 있다. 과연 싯다르타 이야기의 어떠한 부분이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것인지, 지금부터 서로 다른 시기와 장르에 속한 네 명의 싯다르타를 만나보겠다.

 

유려한 필치로 그려진 아슈바고샤의 『붓다차리타』

첫 번째로 만나볼 싯다르타는 기원후 1~2세기 인도의 고전 서사시에서 등장한다. 흔히 붓다의 생애를 다룬 전기(傳記) 문학을 불전(佛傳)문학이라고 부른다. 경전에서의 집성이 아닌 독립적인 한 시인의 문학작품으로서 처음 이 소재를 오롯이 다룬 불전문학은 마명(馬鳴) 보살로도 잘 알려진 시인 아슈바고샤(Aśvaghoṣa, 1~2세기경)의 작품이다. 

아슈바고샤는 본래 인도 사케타 지방의 브라만 출신 스님으로 붓다의 일생을 묘사한 『붓다차리타』(Buddhacarita, 붓다의 행적)와 붓다의 이복동생 난다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고단한 과정을 그린 ‘사운다라난다’(Saundarananda, 아름다운 난다)라는 수준 높은 카비야(kāvya, 고전 산스크리트 정형시) 작품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 『붓다차리타』는 산스크리트본(14장) 외에 더 많은 장(章)을 가진 티베트역본과 『불소행찬(佛所行讚)』이라는 한역본(28품)으로도 전해지는데, 최근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후반부의 산스크리트 사본 일부가 발견돼 학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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