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불교] "한 아이를 구하면 온 세상이 행복해진다" / 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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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불교] "한 아이를 구하면 온 세상이 행복해진다" / 김천
  • 김천
  • 승인 2021.0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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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불교

국내 영화제 중 불교 영화를 소개하는 무대가 있다. 바로 울주세계산악영화제(UMFF, 이하 울주산악영화제)다. 울주산악영화제는 세계 곳곳의 산악 관련 영화를 모아 상영한다. 히말라야를 빼고 산을 이야기할 수 없고, 불교를 빼고 히말라야의 삶을 말하기 어렵다. 때문에 울주산악영화제는 매번 3~4편씩의 불교 영화를 함께 선보인다. 

앤드류 힌튼과 조니버크 감독이 만든 <타시와 스님(TASHI & THE MONK, 2014)>은 2017년 울주산악영화제 출품작이다. 대략 40분이 채 못 되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길이에 비해 내용이 무겁고 깊다. 25개 이상의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이력이 있고, 미국의 거대 케이블방송 에이치비오(HBO)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미국 방송가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에미상(Emmy Award)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했다. 

 

| 85개의 꿈이 자라나는 곳, ‘잠체 갸찰’

영화 무대는 인도 북동부 오지 아루나찰프라데시의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학교다. 아루나찰프라데시는 북으로 티베트, 서쪽으로 부탄, 동쪽으로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으로 군사적 긴장감이 높으며 그 여파로 인도군의 핵미사일 기지가 아루나찰프라데시의 타왕 지역에 있다. 이 학교는 타왕에서 차량으로 2시간, 거기서부터 다시 걸어서 2시간을 더 가야 하는 험난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학교를 세운 이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롭상 푼촉이다. 뛰어난 학승으로 미국에서 붓다의 가르침을 전하던 그가 문득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세상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란 곳에서 불교 승가를 세워 이끌던 그는 결국 스님의 신분을 버리고 자신의 고향 마을로 돌아간다. 거기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자비의 도량’이라는 뜻의 ‘잠체 갸찰(Jhamtse Gatsal)’ 공동체를 세운다. 모두 85명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공부하며 성장하고 있다. 롭상 푼촉은 기꺼이 그 아이들의 아버지가 됐다. 

여섯 살짜리 소녀 타시는 학교에서 소문난 말썽꾸러기다. 공부도 하지 않고 아무나 붙잡고 싸우며 선생님의 말도 듣지 않는다. 타시의 어머니는 병으로 세상을 떴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라서 그를 돌볼 수 없었다. 타시는 “집에 괴물이 살고 있어서 엄마를 뜯어먹었다”고 기억한다. 말썽쟁이 타시에게 롭상은 “너는 지금 괴롭지만, 조금씩 자라서 나만큼 커지면 마음도 그만큼 행복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래도 타시는 겉돌기만 할 뿐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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