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머물다 문무왕릉·감은사지 그리고
“지난날 모든 일을 처리하던 영웅도 마침내 한 무더기의 흙이 되면, 나무꾼과 목동이 그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여우와 토끼는 또 옆에 굴을 판다. 재물을 쓰고 사람을 수고롭게 하는 장례는 역사에 꾸짖음만 있을 뿐 사람의 넋을 구원하지 못한다. 죽고 나서 10일 뒤에 곧 도성 밖 뜰에서 인도의 의식에 따라 화장을 하라.”
태풍의 중심은 벌써 북으로 올라가 멀어졌지만 바람은 여전히 땅위의 모든 것들을 휘청거리게 했다. 밤새 휘몰아친 바람에 대체 어느 곳까지 전기가 끊겼는지 도로의 신호등과 전화기도 먹통이 됐다. 바로 옆에 원자력 발전소와 수력원자력 본사가 있으나 사나운 바람 앞에서는 무력했다. 대왕암을 향한 삼각대 위의 카메라는 말할 것도 없다. 한 컷을 찍고 난 뒤 다음 컷부터는 화면이 틀어졌고, 저 멀리 있던 파도가 어느새 몰려와 발목을 타고 넘으니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게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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