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스님과 청년들의 슬기로운 '불동'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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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스님과 청년들의 슬기로운 '불동' 생활
  • 송희원
  • 승인 2020.09.04 13: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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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불(靑佛)이 온다|믿을 건 부처님 품!
불교에서 멀어진  요즘 청년들과 눈높이 맞추는 전남대·국민대 지도법사 스님을 만나 이 시대 청년과 불교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코로나19로 캠퍼스가 문을 닫았다. 강의실, 동아리방, 기숙사 모두 폐쇄됐고 학교는 온라인 강의로 수업을 대체했다. 대학 운영만큼이나 힘들어진 건 대학교 불교동아리들이다. 학생들을 모을 수 없으니 신입회원 모집은 물론 개강·종강법회도 제대로 열기 힘들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불동(불교동아리)’ 학생들의 결집을 이끌어 내는 지도법사 스님들이 있다. 

전남대 불교동아리 ‘마음 쉬는 곳’ 지도법사 정응 스님 호출로 각지에 흩어졌던 학생들이 화순 용암사로 모였다. 서울지역 5개 대학을 지원하는 승가모임 ‘석림전법단’에서 국민대 지도법사를 맡고 있는 선우 스님도 서울 금선사 템플스테이로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취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했습니다.) 

 

 '마음 쉬는 곳' 정응 스님 전남대 불교학생회 

|    다만 마음을 기다릴 뿐

정응 스님은 송광사 교무국장 소임 시절이었던 2018년 가을 충격적인 소식 하나를 듣게 됐다. 광주지역 대학교불교학생회 10곳 중 9곳이 문을 닫았고 남은 한 곳이 전남대라는 것이다. 정응 스님은 한달음에 전남대로 달려갔다. 3평 남짓한 동아리방에는 어두침침한 조명 아래 정리되지 않은 짐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누구라도 발길을 돌리게 만들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활동하는 법우도 동아리 회장 단 한 명뿐이었다. 이대로라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지역 내 영향력 있는 스님들을 일일이 찾아 후원을 부탁했어요. 여기에 불자 몇 분이 마음을 모으고 제가 자비를 보태 당장 동아리 방사 리모델링에 들어갔죠.”

스님은 현대적이면서도 포근한 카페 분위기를 동아리방 컨셉으로 잡았다. 불상은 물론 커튼, 컵, 옷걸이 등 소품 하나하나까지 직접 고르며 세세하게 신경 썼다. 은은한 조명을 설치하고 한쪽엔 커피머신도 뒀다. 청년이라면 누구든 편하게 와서 쉬었다 가는 공간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에 방사 이름도 ‘마음 쉬는 곳’이라 지었다. 스님은 교내 동아리 박람회장에도 나가 직접 신입회원 유치에 나섰다. 

2019년 3월 22일, 새롭게 단장한 동아리방 입소식이 열렸다. 67명의 새로운 신입회원이 ‘마음 쉬는 곳’을 찾아왔다. 지난 몇 년간 신입회원이 1~2명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가히 놀라운 숫자였다. 단 한 명뿐이었던 불교동아리는 현재 100명이 넘는 회원들로 북적거린다.

“재작년에만 해도 동아리가 없어져 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인원이나 주최하는 행사 규모 면에서나 교내 동아리 중 단연 으뜸이에요.”

2018년 동아리방을 지키던 그 한 명이었던 김승희(27·영어영문학과) 학생의 말이다. 작년에 동아리 회장을 맡아 가장 가까이서 동아리의 변화를 지켜봤기에 지금 동아리 모습에 더욱 감회가 남다를 터였다.

이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비결을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은 명쾌하게 “종교 색채를 뺀 것”이라고 답했다. 종교동아리에서 종교색을 뺀다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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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당 2020-11-09 22:59:57
정응스님 감사합니다

현수당 2020-11-09 23:00:58
사두 사두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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