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 노릇을 한 지가 이제 겨우 10년을 넘었다.
정작 정신과의사가 되어야 하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 1975년도였으니까, 그때로부터 따진다면 어언 20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짧다면 짧은 세월이겠지만, 그동안 나름대로 많은 시련도 있었고 성장도 있었다.
동시에 많은 방황을 한 것도 사실이다. .
더러 사람들이 정신과의사 노릇하기가 힘들지 않느냐고 물어올 때가 있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되물어보면 "정신과의사들은 무엇인가 이상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정신이 돈 사람들과 같아 생활을 해서 그런지 의사들도 약간 돈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말끝에는 "선생님은 전혀 그런 것 같지가 않지만...."하고 사족을 단다.
'선생님은 전혀 그런 것 같지가 않다.'는 말에 너무 힘을 주어서 말을 하니까, 나도 더러는 걱정이 되어서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거울에 비친 나의 얼굴을 곰곰이 살펴보기도 한다. 10년 동안 나는 과연 어떻게 변했나? 얼굴은 이마에 내 천(川)자의 깊이가 더 뚜렷해진 것 외에는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마음 심(心)자를 얼굴에 샛길 수 있다면 말할 수 없는 큰 변화가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가장 큰 듯싶다. .
처음 정신과의사가 되어서는 심한 환자를 보면 일반인들처럼 자연히 '돌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참 안 되었구나! 라고 느꼈고 어떻게 해서든지 고쳐주어야지 라고 다짐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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