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불교] 인생은 어떻게 요리하고 먹을까 / 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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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나는 불교] 인생은 어떻게 요리하고 먹을까 / 김천
  • 김천
  • 승인 2020.06.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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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 투 쿡 유어 라이프' (네 인생을 요리하는 법, How To Cook Your Life. 2007)

| 넘쳐나는 먹방 그리고 음식

요즘 음식에 관심이 높아졌다. 먹방(먹는 방송)이 대세고 신문, 방송, 영화까지 음식을 다루는 내용이 지천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 투 쿡 유어 라이프(네 인생을 요리하는 법, How To Cook Your Life. 2007)>는 불교 관점에서 무엇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 먹을까를 다뤘다. 

독일 출신 도리스 되리(Doris Dorrie)가 연출한 이 영화는 다소 엉뚱한 경험에서 시작됐다. 감독은 10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연극과 철학, 심리학을 공부했고 그때 불교를 접했다고 한다. 그는 “15년 동안이나 참선을 한다고 해봤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영화 <마음의 중심(1982)> <남자들(1983)> 등으로 주목받은 후 <파니핑크(1994)>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에 자신의 질문을 담아 이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냈다. 

감독은 미국에서 주방에서 참선을 가르치는 스님을 통해 10대 소녀를 만났는데, 너무나 행복하게 명상수업을 듣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소녀는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해 휴대전화를 비롯한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즐겁게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감독은 사찰 주방에서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 영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영화 주인공은 에드워드 에스페 브라운이다. 그는 순류 스즈키 스님의 제자이다. 스즈키 스님은 샌프란시스코 선 센터를 건립해 미국에 일본 조동종과 묵조선을 소개했다. 브라운 스님은 스승으로부터 청산 해령(靑山 海寧)이란 법명을 받고 후계자의 길을 걷게 된다. 브라운 스님은 1980년대 중반까지 샌프란시스코 교외 타사하라 선원에서 참선을 지도하고 농사와 요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의 책 『타사하라의 빵 만들기(1970)』는 100만 부 가까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그가 음식과 불교에 관해 쓴 여러 권의 책들은 여전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음식 관련 콘텐츠들은 음식의 맛과 모양, 조리법에 집중하고 있다. 얼마나 맛이 있고 몸에 좋으며 보기 좋은가를 드러낸다. 하지만 이 영화가 음식에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 브라운 스님은 “음식을 만드는 일은 단지 조리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삶에 집중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헌신의 의미도 담겼다”고 주장한다. 음식 자체 또는 재료보다 음식을 만드는 자세와 과정에 주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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