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直指)로 만나는 선지식] 산란함[動]과 고요함[靜] 좇아 세월을 허송하지 말라_사야다(闍夜多) 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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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直指)로 만나는 선지식] 산란함[動]과 고요함[靜] 좇아 세월을 허송하지 말라_사야다(闍夜多) 존자
  • 범준 스님
  • 승인 2020.06.2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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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자가 의지하는 스승

고금을 막론하고 제자가 스승에게 기대하는 것은 법에 알맞은 수행 자세다. 역대 스승이 남긴 행위와 가르침은 현재를 살아가는 수많은 제자에게 지표이자 나침반이다. 그리하여 스승께 부촉(불법 보호와 전파를 맡겨 부탁함) 받은 가르침을 숭상하고 자신의 수행을 견지하는 자세는 스승과는 다른 새로운 수행에 대한 집념과 정신으로 면면히 이어져갔다. 

사야다(闍夜多, Jayata) 존자 역시 스승의 가르침을 이어가며 교화를 펼치는 데 게으르지 않았다. 당시 대중은 사야다 존자를 ‘매우 깊은 지혜로 한량없이 많은 중생을 교화하는 수행자’라 칭송했다. 

어느새 장로 비구로서 많은 제자의 스승이 된 사야다는 마가다국(magadha國)의 수도 라자그리하(rājagṛha, 王舍城)로부터 수행이 뛰어나 대중의 존경을 받는 유명한 수행자가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한갓 소문을 흘려들을 수 없는 것이 마침 자신도 선법(禪法)을 부촉할 눈 밝은 제자를 정해야 하는 때가 됐기 때문이었다. 소문의 내용을 들어보니 ‘바수반두(波修般頭)’라는 이름의 그 수행자는 원칙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辯論] 제자들을 지도하고 스스로 철저히 규율을 지키는 스승이라 했다.

 

| #2. 청정한 수행은 존중받아 마땅

사야다는 바수반두를 직접 만나 부처님 진리의 세계를 알려주어 그를 제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성한 소문의 발원지인 라자그리하에 도착했다. 북인도의 가장 큰 도시였던 라자그리하의 사람들에게 바수반두의 철저한 수행은 널리 알려져 젊은 청년들은 그를 위대한 스승으로 의지해 출가하기도 했다. 

현지에 와서 들은 소문에 의하면 바수반두가 숭상하는 엄격한 규율과 원칙의 청정한 수행은 대략 이러했다고 한다. 항상 하루에 한 끼만 식사하고, 자리에 눕지 않으며 오랫동안 앉아 수행하고, 이른 새벽부터 깊은 밤까지 하루에 여섯 번 예불을 올리고, 계율을 철저히 지키고, 청정하게 생활하고, 욕심 없이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것을 수행의 요체로 여겼다. 

사야다는 바수반두가 누구도 오래 하기 힘든 수행을 하는 것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출가수행이 세상의 감각적 쾌락을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듯, 사람이 견디지 못하는 난행(難行)과 고행(苦行)을 출가수행의 근본으로 삼아도 옳지 못한 것이다. 

바수반두의 문하에는 그를 숭상하고 그의 수행 방법과 가르침을 배우려는 수많은 출가수행자와 재가자로 넘쳐났다. 바수반두가 철저히 준수하는 청정한 수행방법은 마치 유행처럼 지역사회에 퍼져가고 있었다. 사야다는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 그에게 ‘모든 존재의 궁극적 실상(實相)’을 알게 해 지혜의 눈이 열리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3. 본말(本末)이 바뀌지 않는 수행

사야다가 먼저 자신들의 스승을 자랑스러워하는 바수반두의 제자들에게 물었다.

“그대들의 스승을 존중합니다. 그는 철저하게 규율을 지키고 또한 정성스럽게 예를 다해 청정수행을 하는데 그런 수행으로 과연 부처님의 궁극적 진리[佛道]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바수반두의 제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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