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초대석] 관세음보살 된 아이돌 팝아티스트 마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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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초대석] 관세음보살 된 아이돌 팝아티스트 마리킴
  • 정태겸
  • 승인 2020.05.29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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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초대석
팝아티스트 마리킴.

 

‘마리킴’이라는 이름은 내로라하는 세계 미술계의 큰손들을 열광케 한 예술 분야의 BTS(세계적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와도 같다. 

눈 큰 소녀를 아바타로 둔, 그가 수월관음도를 들고 돌아왔다. 

 

| 세계 미술계 뒤집은 슈퍼스타

고려 시대 불화는 한국 미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척도다. 수려한 곡선과 색의 사용, 장엄한 붓다의 위엄 등이 당대 회화의 결정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아름답다. 일명 ‘물방울 관음’이라 불리는 수월관음도는 고려 시대 불화 중에서도 천하의 명작으로 손꼽힌다. 수월관음도의 전시가 결정되면 해당 미술관은 이를 보려는 사람으로 장사진을 이룬다. 그만큼 귀하고 또 귀하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수월관음도가 21세기에 다시 그려졌다. 마리킴이라 불리는 작가가 고려 시대의 관세음보살을 이 시대에 되살려 놓았다.

마리킴은 국내 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이름이다. 구구절절 늘어놓는 설명보다 그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우선 국내 미술계의 반응이다. 서울옥션 김순응 전 CEO는 그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마리킴은 한국 미술계의 슈퍼 블루칩입니다. 투자 가치에서도, 미적 보유 가치에서도…해외 컬렉터 사이에선 지금 마리킴 돌풍이 일고 있어요.” 이게 진짜일까 의심이 된다면? 그럼 이번에는 미국 마이애미 사교계의 거물 데이비드 그룻맨의 사례다. 2016년, 어마어마한 팬덤(Fandom, 특정 분야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을 보유한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리킴의 작품을 올렸다. 포스팅에 달아 놓은 그의 감상이다. “마리킴의 작품을 선물로 받았는데 이 작품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완전히 반했다(I received a @x.marikim.x today as a gift and I can’t stop staring at it. Blown away).” 그의 이 포스팅에는 “놀랍다”, “대박이다”라는 감상평들이 댓글로 따라붙었다.

LA아트쇼에서는 한국의 단색화 전시와 함께 마리킴의 특별전이 열렸는데, 마리킴은 이 전시에서 자신의 모든 작품을 ‘솔드아웃(Sold out,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기리그인 ‘포뮬러 원(F1)’의 운영자 버니 에클레스톤 회장이 그의 작품을 샀고, 영국 런던에서도 작품 주문이 폭주했다. 가히 ‘세계 미술계를 뒤집어 놓은 슈퍼스타’라는 평이 어울릴 만한 활약이다. 그런 그를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났다. 마리킴의 전시가 4년 만에 국내에서 열렸고, 숱한 매체와 관람객이 그의 작품을 만나러 전시장으로 몰렸다.

마리킴의 이번 전시 제목은 ‘마스터피스: 불멸의 사랑’이다. 그간 독특한 그만의 화법으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이전까지 보았던 마리킴의 스타일이 펑키하고 사이버틱한 면이 강렬하게 다가왔다면, 이번 전시에 걸린 작품은 다소곳하거나 온유한 느낌이다. 작품의 면면도 이채롭다.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의 명화를 다시 그려 전시장에 내걸었다. 보티첼리의 ‘이상적 여인의 초상’이며 에두아르 마네의 ‘철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생명의 나무’ 등. 현존하는 온갖 명작을 한자리에 다 모아놓은 듯하다. 그런데 명화의 인물은 하나 같이 마리킴의 아바타(avatar), 아이돌의 얼굴을 하고 있다. 아이돌, 우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눈 큰 아이라는 의미의 ‘EYEDOLL’이다. 물론 전자의 의미를 포함해서 생각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이제는 워낙 유명한 그만의 상징이 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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