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재난의 업화(業火), 복(福) 전환의 계기로 - 코로나19를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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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재난의 업화(業火), 복(福) 전환의 계기로 - 코로나19를 대하는 자세
  • 윤영주
  • 승인 2020.04.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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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전염병의 역사와 코로나19

전염병은 중요한 고비에서 역사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 적이 많다. 신대륙이 발견된 후 아즈텍족의 전체 인구 3분의 1인 300만 명이 처음 접한 천연두로 사망했다. 스페인의 중남미 정복의 일등 공신은 군대가 아니라 천연두였다. 주로 젊은이들을 희생시켰던 스페인 독감이 1918년 6월 독일군을 덮치면서 1차대전의 전세가 뒤집히고, 종전이 앞당겨지기도 했다. 예방백신의 개발로 천연두는 소멸했고, 생활환경의 개선과 항생제 개발로 콜레라, 페스트 등 인류를 괴롭혔던 많은 전염병을 통제하게 되었지만, 완전한 전염병 정복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오히려 21세기에 들어와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 등 변종 감염병이 계속 유행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에도 21세기가 신종 감염병의 시대가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많은 학자가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를 중요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극지방의 빙하를 녹이고, 호주의 산불을 꺼지지 않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모기와 진드기의 서식지도 늘어나게 했다. 연간 수백만 명의 환자와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내는 말라리아, 뎅기열 등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었다. 현재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도 원래 야생 박쥐에 있던 것이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동물이 같이 걸릴 수 있는 신종 인수공통 감염병의 72%는 야생동물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바이러스는 열대지방의 삼림 속 박쥐나 원숭이 등 자연 숙주에 주로 기생하는데, 인간이 삼림을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면서 야생숙주가 점차 인간 거주지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겁 없이 생태계를 파괴했던 일들이 이제 대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작년 12월 31일 중국이 코로나19의 최초 발병보고를 한 지 71일 만인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 WHO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평범한 일상이 깨어지고 이동이 제한되는 등 전 세계가 대혼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매우 빠르고 그 영향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우선 바이러스와 질병 자체의 특징, 다음으로는 급속히 진행된 세계화 때문으로 보인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30% 정도로 매우 높아 주로 병원 내 감염으로 전파되고 지역사회에 퍼지지 않았으며, 사스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유행이 국한되었고, 국내 확진자 수도 매우 적었다. 2009년 신종플루는 전 세계 유행으로 확진자가 170만 명 이상이었지만, 치사율은 1%(한국은 0.03%)로 낮은 편이었다. 코로나19는 독감보다 전파속도는 느리지만, 어린이보다 성인이 더 잘 걸리고 감염 초기 증상이 매우 가벼워 전염력이 강하다. 독감보다 중증도가 높아 폐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노년층에서는 치사율이 꽤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바이러스이므로 치료제나 백신이 아직 없다는 점이 전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2000년대 초에 비해 국제화가 더 진행되어 각국의 교류와 사람의 이동이 훨씬 많아졌다는 점 또한 크게 작용했다. 세계가 하나가 되면서 전염병도 세계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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