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상담실] 어린 시절의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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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상담실] 어린 시절의 상처
  • 관리자
  • 승인 2007.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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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상담실 , 지혜의 뜰

그녀는 매우 두꺼운 화장을 하고 있었다. 약간 부은 듯한 얼굴을 감추기 위해서인 듯 눈썹을 짙게 그렸고, 입술도 빨갛게 칠한 모습이었다. 진료실에 처음 들어와서는 말문을 열지 못한 채 머뭇거리면서 입술만 깨물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서 무엇인가 말하기 어려운 비밀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참의 침묵이 흐른 뒤에야 겨우 입을 떼었다.

"직장에 근무를 하는데 다른 직원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하였는데, 나만 고등학교밖에 나오지를 못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내가 고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다고는 상상도 못할 거예요. 워낙 열심히 일을 하고 실적이 좋기 때문이지요. 그 때문에 월급과 수당도 다른 사람들에 비하여 월등히 많이 받고 있어요."

"그렇다면 그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하여 자랑스럽게 여겨야 할 일이 아닐까요. 어떤 의미에서 학력 같은 것은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니까요. 정말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아닙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학벌이 좋지 않으면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주었다.

매우 유능해 보이는 젊은이들이 이와 같은 콤플렉스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을 본다. 그런데 자세한 사정을 듣고 보면 남들은 전혀 개의치 않거나, 오히려 동정을 받을 만한 일을 가지고 혼자서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의외로 옛날부터 감추고 싶은 비밀을 따로 가지고 왔던 경우도 있었다.

말하자면 정작 감추고 싶었던 비밀은 따로 있는데, 그것을 떠올리기에 너무 괴로우니까 다른 사소한 비밀까지도 감춤으로써 덮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여자의 경우는 어린 시절이었던 여섯 살 때에 일어난 사건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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